▲ 이마트가 수입을 준비 중인 독일산 분유 '압타밀'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밀루파 / 이마트>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이마트가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입을 검토 중인 유명 제품이 유해성 논란에 휩싸여서다. 독일산 ‘압타밀’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검출된 것. 압타밀의 공식 파트너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마트로서는 여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독일산 명품 분유에서 방사능 물질?

한국의 ‘맘’들이 혼란에 빠졌다. 인터넷 해외직구의 수고를 마다 않고 먹여오던 분유에서 세슘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세슘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매우 ‘유명세’를 타게 된 대표적인 방사능 물질이다.

논란의 불씨는 지난 5일 한 육아 카페에서 지펴졌다. 지난해 7월 일본의 NPO(비영리단체)가 발표한 분유 성분 분석 결과가 올라오면서 혼란이 발생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독일 ‘압타밀’(Aptamil)을 포함해 스위스의 ‘홀레’, 영국 ‘힙’ 등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분유에서 세슘-137이 검출됐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게시물은 삽시간에 맘 카페를 타고 번졌다. 소식을 접한 엄마들은 크게 동요했다. “국내산 보다 원료와 가격이 우수해 믿고 먹였는데 큰일이다”, “기저귀도 모자라 분유까지... 대체 애를 어떻게 키우란 거야”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표에 나온 제품은 영국산으로 오리지날인 독일산과는 달라 괜찮다”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압타밀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고 있는 제품은 아니다. 인터넷 해외직구나 구매대행 등 비공식 루트를 거쳐 한국 땅을 밟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내 엄마들 사이에서는 ‘깐깐한 독일 엄마들이 선택한 명품 분유’로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해외배송 대행업체 몰테일에서 판매된 독일 제품 가운데 지멘스의 전자레인지와 네스프레스 커피머신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이 제품을 먹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공식적인 수입처는 물론 판매처까지 부재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이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기관이나 독일 밀루파(milupa) 본사를 대변할 만한 기업이 국내에는 없기 때문이라는 엄마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팔을 걷어부친 건 식약처였다. 9일 식약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수입 분유의 유해성 논란은 방사능량 표시단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바로 잡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방사능 수치란 Bq/kg 표시가 원칙이다. 하지만 일본 NPO의 자료에는 mBq/kg로 표시돼 있다. 이 경우 수치가 1000배나 부풀려지는 엄청난 오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압타밀에 포함된 세슘 수치는 0.697Bq/kg으로, 기준치(100Bq/kg)의 143분의 1의 수준이 된다.

◇ ‘베바 분유’ 곤혹치른 이마트… “압타밀 마저...”

이번 압타밀을 둘러싼 논란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이마트다. 이마트는 압타밀의 국내 유통을 맡게 될 후보 ‘0순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해 연말 밀루파의 모기업인 네덜란드 뉴트리시아와 유한킴벌리의 압타밀 독점 공급 계약이 무산되면서, 이마트가 대안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마트가 최근 분유사업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네슬레코리아와 함께 ‘베바 옵티프로’를 리뉴얼해 재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이마트가 국내에 독점 판매해오다 식품첨가물 기준을 위반해 판매가 중단된 바 있는 분유다.

이마트 역시 압타밀 수입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관련 부처에서 압타밀 수입여부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베바 분유로 한 차례 곤혹을 치른바 있는 이마트로서는 또 다시 불거진 독일산 분유의 유해성 논란을 긴장감 속에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