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이사.<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보해양조 3세 경영 체재의 첫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2015년 11월 취임한 임지선 대표의 공격경영도 후퇴하는 모양새다. 취임 당시 주류업계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젊은 경영인은 기대와 달리 ‘미풍’에 그친 모양새다.

임 대표의 지난 1년간의 실적이 ‘낙제점’을 받았다. 9일 보해양조가 공시한 작년 실적표에 따르면 연결 영업 손실이 60억316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155억2234만원으로 전년 대비 6.7%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72억5025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업계서는 실적 후퇴의 주 원인으로 임 대표의 무리한 공격 경영을 꼽는다. 임 대표는 취임 이후 ‘아홉시반’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저도주·과실주 시장의 파이를 넓혔다.

야심찬 광폭행보는 ‘반짝’흥행을 불러왔지만, 이후 내실이 점점 약화됐다. 경영전면에 나선 임 대표가 처음 출시한 야심작 소주 ‘아홉시반’은 출시 3년 만에 지난달 시장에서 퇴출됐다. 지역 대표 주류업체 보해양조의 ‘텃밭’ 광주·전남에서도 활로를 찾지 못해,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과도한 마케팅 투자도 리스크로 분석된다. 임 대표는 ‘아홉시반’ 모델로 김제동을 내세운 바 있다. 또 작년에는 걸그룹 ‘걸스데이’를 새 모델로 발탁해 ‘술탄오브콜라’와 ‘잎새주 리뉴얼’ 등 신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결국 작년 마케팅 비용 등을 포함한 판관비 증가로 1분기부터 적자전환했다.

잇따른 실패를 맛본 임 대표의 보해양조는 최근 ‘전통’으로 회귀하고 있다. 보해양조의 대들보 격인 ‘잎새주’에 힘을 쏟는 것이다. 최근엔 단종 10년 만에 ‘보해골드’를 부활시켰다. 보해골드는 알코올도수 23도의 ‘진짜소주’라는 확고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대표제품이다. 1992년 처음 출시돼 전남지역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으나, 2007년 단종돼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지역 대표주류 보해양조의 67년 명성이 급속한 변혁시도에 흔들리는 모습은 임 대표에게도 뼈아픈 교훈으로 남는다.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겨냥하지 못했던 차별화 시도를 발판삼아, 위기의 보해양조에 옛 명성을 되찾아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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