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이 후쿠시마 비정기편 운항에 들어간다.<제주항공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국내 유명 저가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원전 사고로 방사능이 대량 유출됐던 일본 후쿠시마에 비정기 노선을 운항한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하길 꺼리는 승무원들이 운항 날짜에 맞춰 휴가를 내는 등 강력한 반발 움직임이 포착된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8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인천-후쿠시마’ 왕복편을 운항한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이번 운항은 한국 관광을 원하는 일본 측 여행객의 수요로 인해 결정됐다. 후쿠시마 현지 여행사에서 먼저 요청을 해 일회성 운항을 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승무원 선발이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으로 원전사고가 발생해 방사능 물질이 대량 누출된 바 있다. 이에 승무원들도 탑승을 주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탑승할 승무원을 선발 및 통보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이 더욱 커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3월 운항 스케줄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인데, 승무원 선발을 강행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재 일부 승무원들이 안전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이 같은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행 정기 및 비정기 노선 운항은 그간에도 간간히 이어져왔다. 후쿠시마 항로는 아시아나항공인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정기편을 운항하다 원전사태 이후 폐쇄한 상태다. 또한 2013년까지 진에어 및 아시아나항공에서 부정기편을 운항한 바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후쿠시마 현지에서도 2개 항공사가 삿포로와 오사카를 기점으로 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공항 자체도 원전과는 거리가 먼 곳에 위치해 우려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제주항공 측은 승무원 반발이 거세지자 조종사 자격을 갖춘 팀장급 관리자들을 객실 사무장으로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현지 보도와 국제환경단체 측에서 최근 후쿠시마 근처 방사선량이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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