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스트무브 모바일 신작 '로스트테일'<넥스트무브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넥스트무브의 모바일 MMORPG 신작 ‘로스트테일’이 출시 한 달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13일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선 해당 게임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달 12일 첫 출시 후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1위를 달성했던 바 있어, 갑작스러운 시장 퇴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1위 한 달 만에 “굿바이?”… 어리둥절한 유저들

넥스트무브의 모바일 게임 ‘로스트테일’은 지난달 23일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1위를 달성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와 화려한 스킬 액션이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를 홍보모델로 기용하는 등 초반 흥행에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로스트테일의 흥행가도는 ‘한 달 천하’로 끝났다. 이달 6일 넥스트무브는 공지를 통해 로스트테일을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원스토어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선 해당 게임을 찾아볼 수 없다. 원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 및 플레이가 가능하다.

넥스트무브 관계자는 “구글 스토어 버전에서 여러 번의 간헐적인 접속 장애 현상과 지속적인 결제 누락 이슈가 발생했다”며 “결국 원스토어 마켓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게 됐고,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원스토어 마켓으로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결정은 기존 이용자들에 혼란을 불러왔다. 공지가 원스토어 이전 불과 이틀 전에 나가, 과금을 했던 게이머들이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 또 새 버전에서는 기존 게스트 계정 자체가 인식이 안 돼 일부 유저들의 데이터는 공중분해됐다.

원스토어 이전 후 피해사례는 오히려 더욱 빗발치고 있다. 한 유저는 “원스토어에서 다운받으려 하는데 알 수 없는 페이지라고 떠서 며칠째 게임을 못하고 있다”라며 “오픈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오류확인도 안하는 주먹구구식 운영이 너무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플레이가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이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 처사”라며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의 수수료율도 동일해, 큰 메리트가 없는데도 굳이 원스토어로 이전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 ‘넥스트무브’의 참뜻은 ‘먹튀?’… 도 넘은 조기종료

유저들은 원스토어의 환불이 어려운 점을 이용한 ‘먹튀’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근하신년’ 대규모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의 과금을 최대한 유도한 후, 원스토어로 대피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게임이 넥스트무브의 자체 개발작이 아닌 중국 게임사 원작을 퍼블리싱한 것에 그친 점도 의혹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로스트테일 외에도 그간 넥스트무브는 잦은 서비스 종료 행보를 보였다. ‘강철의 주인’ ‘밤을 걷는 선비’ ‘국민영웅’ 등 신작을 각각 출시 7개월·3개월·4개월 만에 조기 종료한 바 있다. 모바일 게임 ‘나이츠사가’와 ‘구원자들’도 현재 3대 마켓서 모두 자취를 감춰, 사실상 서비스 종료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현재 서비스되는 게임도 아케론과 헤븐을 제외하고는 전부 구글 플레이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넥스트무브의 첫 타이틀인 연애RPG ‘여우비’는 2014년 말 구글플레이에 정식 출시됐으나, 현재는 원스토어 등으로 입점이 이전됐다. 급기야 ‘게임을 몇 달 유지하다 다음 게임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여 넥스트무브’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붙은 상황이다.

업계서는 대형게임사와의 저작권 분쟁이 장기 흥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로스트테일의 중국원작 ‘미성물어’는 출시 전부터 넥슨 ‘트리오브세이비어’와 콘텐츠가 비슷하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았다. 이에 넥슨이 소송 등을 검토하자 사전에 서비스 축소 수순에 들어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넥슨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두 게임이 몬스터와 맵, 스킬 이펙트 등 게임 전반이 유사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현재 강도 높은 법적 대응을 내부적으로 준비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