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대세론을 앞세운 문재인 전 대표와 그의 아성을 흔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문재인 전 대표 측/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캠프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경수 의원은 13일 문재인 전 대표를 대신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한손으로는 촛불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정권교체와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계획서를 들고 국민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율 1위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등판은 사실상 민주당의 경선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촛불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 "분위기 달라졌다" 호남 민심 둘러싼 신경전

세 후보의 최대 승부처는 역시 '호남'이다. 호남은 야권 민심의 풍향계인데다 당의 4개 지역별 순회경선 가운데 첫 무대라는 점에서 야권 지지층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최종 당락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따라서 역전을 노리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물론 '반문재인' 정서를 극복하고 대세론을 확장시켜야 하는 문재인 전 대표도 호남 승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1위를 내줄 경우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전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슬로건은 야권의 '대표선수'라는 점이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검증이 끝난 후보 ▲준비된 후보 ▲전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는 후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경험이 이를 뒷받침했다. 지지율 1위는 정권교체 적임자로 주장하는 그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 여유를 잃지 않는 것도 "1등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도리어 그는 "국민이 아닌 문재인을 바라보고 정치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이 같은 전략은 전통적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한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온 호남 민심에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문재인 전 대표는 "절박한 심정" 토로와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으로 끊임없이 호남 구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날에도 전북 전주를 찾았다. 지지자들의 모임인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인원만 무려 8000여명에 달했다. 그의 세 과시는 대세론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점에서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관건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추격이다. 그는 "이제 기회가 오는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 실제 캠프 내부에선 지지율이 급등한 지금이야말로 판세를 뒤엎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야권 지지자들의 불만을 샀던 대연정 발언에 대해 "선거를 앞둔 우클릭이 아니"라고 적극 해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지난 11일과 12일 처음으로 호남을 다녀간 그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소감을 말했다. 캠프에선 호남의 중장년층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박수현 전 의원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달라진 호남 민심을 전했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후 정권교체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문재인 전 대표에게 지지율이 쏠리는 현상이 있었지만, 이제는 정권교체가 상수가 됐다고 보고 누가 더 안정적인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보게 됐다"면서 "안희정에 대해 눈뜨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은 리더십을 부각해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선호도가 높은 젊은 층을 공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방의 장수'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전략은 두 가지다. '촛불'을 대변하는 선명한 야성과 '무수저'로 내세운 차별화다. "탄핵이 기각되면 횃불을 들고라도 투쟁하겠다"는 각오와 해고노동자부터 채무자까지 일반 국민들을 공동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는데 그가 추구하는 '공정한 나라'가 엿보인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에 도전했다. 그는 "일개 지자체장인 저를 이 자리까지 불러준 것도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을 믿고 계속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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