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츠스킨이 2일 작년 실적을 공개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한류 화장품의 다크호스 잇츠스킨의 상장 1년 성적표가 초라하다. 중국 한한령 여파로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일제히 뒷걸음질을 쳤다. ‘김연아 화장품’ ‘달팽이 크림’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유커들의 사랑을 받던 모습과 딴판인 결과다. 중국 발 이슈에 크게 좌우되는 수익구조가 드러나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 중국에 치우친 수익구조… 한한령 ‘취약’

잇츠스킨이 상장 후 1년 성적표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2675억원으로 전년대비 13.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4.3% 급감해 73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585억원으로 30.1% 후퇴했다.

영업이익률은 근 3년간 최악 수준이다. 한때 40%를 육박하던 영업이익률은 매년 앞자리수가 떨어져 현재 20%대로 추락했다. 2014년 40.95%에서 2015년 36.1%로 떨어진 후 작년엔 27%까지 하락했다. 2015년 12월 상장 당시 ‘기업공개 대어’라는 기대감이 무색할 정도다.

잇츠스킨의 발목을 잡은 것은 중국시장에 편중된 매출구조였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잇츠스킨이 강세를 보였던 중국 시장은 최근 잇츠스킨의 최대 약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달팽이 크림과 면세점·수출대행 등 대부분의 수익이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잇츠스킨은 중국 발 악재에 실적이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지난해 7월 한반도 사드 배치결정 이후 한국 수출기업에 대한 제재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력상품 ‘프레스티지 끄렘 데스까르고(일명 달팽이크림)’은 2015년 4월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위생허가를 신청한 이후 심사 결과가 2년 가까이 감감무소식이다. 잇츠스킨에 따르면 달팽이크림의 중국 발 매출은 전체매출의 약 60%에 육박한다.

위생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탓에 잇츠스킨은 달팽이크림을 중국 내수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할 수 없다. 정식 수출 채널이 막히자 비공식 채널을 이용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잇츠스킨은 그간 ‘따이공’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을 통해 달팽이크림을 우회적으로 중국에 수출해왔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작년 5월 이마저 금지시켜 잇츠스킨의 판매 전략은 전부 가로막힌 상황이다.

◇ 수익성 약화에도… 광고는 “아낌없이?”

잇츠스킨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은 달팽이 크림이 장기간 위생허가를 못 받으면서 중국 쪽 매출액이 감소했다”며 “중국 한한령 위기는 우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이 모두 겪고 있으며, 최근엔 일본에 2호점을 내는 등 타 국가로도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마진 하락에도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잇츠스킨은 최근 공시를 통해 마케팅 비용 증가를 작년 실적악화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작년 3분기 누적기준 광고비를 포함한 판관비는 전년에 비해 10% 증가한 66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전체 순이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연아와 갓세븐 등 유명 홍보모델 기용이 도마에 올랐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잇츠스킨은 작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 185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잇츠스킨은 최근 한한령 극복과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섰다. 중국 후저우지역에 공장을 설립하고 잇츠스킨의 인기제품과 중국 전용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에서 화장품을 만들면 시판에 필요한 위생허가 과정이 간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수출판로가 모두 가로막힌 잇츠스킨이 현지 공장 신설로 한한령 그늘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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