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KEB하나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 안팎에선 그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치고 있다. 첫 통합 은행장으로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왔고 전산통합 등 굵직한 현안을 조기에 마무리지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선 ‘정유라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한 후폭풍이 계속되는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시중은행장 후임 인선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후임으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 통합법인 조기 안착 성과… 연임 청신호? 
 
이제 남은 건 KEB하나은행 뿐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만료된다. 다른 은행들이 후임 인선 작업을 마친 것과 달리, 아직까지 KEB하나은행은 임원추천위원회 일정도 확정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선 함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지난 1년 6개월 간의 재임 기간 동안 통합 조직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전산통합, 노조통합 등 주요 내부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함 행장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KEB하나은행의 초대 수장이다. 취임 9개월 만인 지난해 6월 IT전산 통합을 이뤄낸 데 이어 같은 해 9월 통합노조 합의도 이끌어냈다. 하나노조와 외환노조는 올해 1월 공식적으로 통합 노조를 출범시켰다. 또 대규모 교차 발령을 통해 화학적 결합도 강화해왔다. 지난해에는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1조3,872억원을 시현하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 확대를 기대케했다. 

물론 마냥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특혜 승진 논란’이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뒷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최순실 게이트’에 영향… ‘특혜 승진’ 논란 복병될까

KEB하나은행은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특혜 대출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 정씨는 지난 2015년 공동명의로 된 땅 등을 담보로 외환은행(현 하나은행) 압구정중앙지점에서 보증신용장을 받아 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은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정씨의 거래를 담당한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을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키며 석연찮은 의혹을 샀다.

▲ KEB하나은행. <뉴시스>
현재 특검은 승진 과정에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검은 최씨 모녀를 도와준 대가로 청와대가 금융위 고위 관계자를 통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에 승진 인사를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같은 특혜 승진 의혹과 관련해 하나금융 수뇌부를 은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같은 악재들이 있다보니 후임 행장 인선에 대한 신중론도 존재한다. 쇄신 의지 차원에서 깜짝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노조도 후임 행장 인선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KEB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뤄졌기에 수사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본부장 승진 논란에 대해선 노조 측에서도 소명을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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