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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허위공시에도 ‘내상’ 없는 까닭
강원랜드, 허위공시에도 ‘내상’ 없는 까닭
  • 범찬희 기자
  • 승인 2017.02.16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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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정선군 사북리에 위치한 강원랜드 전경.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강원랜드가 허위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시한 것. 사태는 일단 담당자의 실수에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비쳐지는 분위기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허위 공시에 절차까지 무시… ‘실책의 연속’

논란의 핵심은 강원랜드가 “최대 출입일수(월 15일)를 현상 유지하기로 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나온 “현행 카지노 출입가능 일수를 월 15일에서 8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달라”는 국회 지적에 대한 강원랜드 측의 공식 답변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내용이 공시된 건 지난 12일이다. 이날 강원랜드는 ‘2016년 국감 주요 지적사항 및 조치계획’을 ‘알리오’에 공시했다. 알리오는 321개 공공기관(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포함)에 대한 주요 경영공시를 비롯해 각종 정보를 한데 모아놓은 정부 시스템이다.

해당 공시에서 강원랜드는 “출입일수를 현행 유지하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완료했다”고 못 박았다. 그 이유로 지역경제의 부정적 영향, 실효성 검증 미흡, 해외 사례 등을 들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이틀 만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문체부는 “강원랜드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강원랜드는 즉시 ‘담당 직원의 착오에서 빚어진 실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알리오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 역시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기재부 경영정보과 관계자는 “담당자의 실수 때문인 게 맞다”면서도 “어쨌든 잘못된 내용을 공시한 만큼 강원랜드에 대한 패널티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기재부는 강원랜드에 벌점 3점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해프닝에 그칠 수 있었던 일에도 논란은 확산됐다. 강원랜드의 실책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공시 내용을 수정해 개재하면서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았다. 기재부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알아서’ 재공시하는 우를 범했다. 기재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하루 이틀 안으로 기관(강원랜드)으로부터 국회 지적 사항에 대한 답변을 넘겨받은 후, 기재부 승인을 거쳐 알리오에 다시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정부 관리 사각지대 놓인 매머드 급 공공기관

허위 공시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강원랜드에 부과된 벌점의 실효성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강원랜드가 같은 실수로 벌점을 또 다시 받게 되더라도 그 영향은 미풍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강원랜드가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크게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이 임원 임명과 예산안 확정 등에 있어 까다로운 관리를 받고 있는 반면, 기타공공기관은 그렇지 않다. 감사위원회와 예산안 확정, 결사서 제출 등 기관을 운영하는 데 있어 별다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재부의 경영평가 대상도 아니다. 그렇다보니 공시 규정을 위반해 벌점이 누적되더라도 패널티 적용이 어렵다. 기재부는 공시 위반으로 연간 벌점이 20점을 초과하면 ‘기관주의’, 40점을 초과하면 ‘불성실 공시기관’으로 지정해 인사 조치 등을 취하고 있다.

공공기관을 분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기재부의 판단이다. 공기업에 지정되기 위해서는 자산규모와 총 수입액 등 다소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되지만, 준정부기관은 정원이 50명을 초과하면 일단 합격이다. 연간 매출액이 1조7000억원에 육박하고, 정규직 직원이 3000명이 넘는 강원랜드가 기타공공기관으로 설정된 이유에 대해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공시 위반 등으로 인한 벌점은 강원랜드는 상위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평가 자료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논란의 당사자인 강원랜드 측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답을 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