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손학규가 일을 벌이면 큰 사건이 터져 손학규가 묻힌다.”

정치・언론계에서 퍼지고 있는 일명 ‘손학규 징크스’를 뜻하는 말이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7일 국민의당에 공식 입당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같은 날 오전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는 이슈가 발생해 당초 기대만큼의 주목은 받지 못했다.

앞서 지난 7일 국민의당과 자신의 조직인 국민주권개혁회의 간 통합을 선언했지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던 ‘세력 간 통합’이 주목받지 못했다.

사실 손학규 의장의 ‘불운’은 11년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 의장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두고 떠난 ‘100일 민심 대장정’ 전국투어를 마치고 10월 9일 마지막 종착지인 서울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날 서울역에는 그의 지지자들이 집결해 있었고, 언론도 주목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날 손 의장이 상경하는 길에 ‘북한 제1차 핵실험’이 벌어졌고, 100일 민심대장정은 주목받지 못했다.

민주당 대표로 활동했던 2010년 11월 22일에는 ‘청와대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손 의장이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다음 날(23일) 북한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면서 하루만에 장외투쟁을 접었다.

2016년 10월 20일 2년여만에 정계복귀와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그 날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그의 복귀선언은 주목받지 못했다.

2014년 7월 경기도 수원병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의 토굴로 내려갔던 그가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그 날이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손학규 징크스’에 대해 “사실 오늘(17일) 국민의당 입당은 주목받을만한 일”이라며 “김정남 사건에 이재용 구속까지…잘 안되셨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반면, 손 의장 본인은 지난 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하늘이 저에게 좀 단단히 준비해라 단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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