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 구속은 삼성 일가 79년의 ‘죗값’
권정두 기자  |  swgwon14@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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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7  16: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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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대에 걸쳐 처음으로 구속됐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1938년. 대한민국 최고 재벌이자,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이 탄생한 해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역대 최악의 비리 사건으로 신음하고 있는 2017년. 삼성은 79년 만에 ‘총수 구속’ 사태를 맞았다. 지난달 천신만고 끝에 구속을 면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더 날카로워진 특검의 칼날을 끝내 피하지 못했다.

우리 속담 중엔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이재용 부회장은 여전히 ‘부자’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속담이 틀리지 않았다. 할아버지 이병철 창업주, 아버지 이건희 회장 모두 이재용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정경유착형 비리가 드러나 구속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실제 구속까지 이어진 것은 3대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단, 삼성 일가의 부도덕이 3대에 걸쳐 축적된 결과다. 늘 법 위에 서서 소위 ‘삼성공화국’을 만들어왔던 이들의 고름이 결국 터져버린 것이다.

   
▲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은 모두 비슷한 형태의 정경유착 혐의에 휩싸인 바 있다. <시사위크>
◇ 3대 걸쳐 쌓인 ‘불법불감증’

이병철 창업주와 이건희 회장,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이 얽힌 혐의는 무척이나 닮아있다.

먼저 이병철 창업주는 두 가지 큰 사건에 휩싸인 바 있다. 1964년의 ‘삼분폭리 사건’과 1966년의 ‘사카린 밀수사건’이다.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의혹으로 남아있는 삼분폭리 사건은 정경유착 비리의 전형을 보여줬다. 재벌 기업들은 여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했고, 정부는 이들이 폭리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눈을 감았다. 사카린 밀수사건은 정부와 삼성이 손잡고 불법을 저지른 현대사의 대표적 부정부패 사건이다. 경제를 이끌어야할 기업이 경제 질서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죄질이 더욱 나빴다.

이 두 사건에는 모두 이병철 창업주가 그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지 않았다. 사카린 밀수사건이 큰 파문으로 이어지자 돌연 사퇴를 발표했을 뿐이다. 물론 머지않아 그는 돌아왔다.

삼성을 한 단계 도약시킨 이건희 회장 역시 두 가지 큰 사건을 겪었다.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 다른 재벌 회장들과 함께 연루됐고, 2008년에는 이른바 ‘삼성 특검’을 마주했다.

노태우 비자금 사건 역시 대표적인 정경유착 부정부패 사건이다. 노태우 정권이 재벌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모금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당시 이건희 회장은 불구속기소돼 집행유예로 처벌을 피했다. 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가 드러났던 2008년 특검 때도 이건희 회장은 구속영장 청구조차 받지 않았다. 이후 또 다시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한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창업주와 마찬가지로 사퇴를 발표했으며, 2년이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는 자신의 승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및 비선실세에게 뇌물을 건넨 것이다.

만약 이병철 창업주나 이건희 회장이 당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 구속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른 이재용 부회장은 오히려 더 대담해졌다. 비상식의 선을 넘은 줄을 잡아버렸고, 무엇보다 국민연금을 움직여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

3대에 걸쳐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 하지만 그 이면엔 3대에 걸친 총수 일가의 도덕불감증, 불법불감증 축적이 있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의 그 대가를 치를 차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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