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성이 사상 최대 배당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조현준 회장의 두 자녀도 두둑한 배당금을 받을 전망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조현준 회장 시대를 맞은 효성이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데 따른 것이다. 덕분에 조현준 회장은 향후 지분 확대를 위한 현금을 두둑하게 챙기게 됐다. 아울러 10억원대 주식을 보유 중인 10대 자녀들도 두둑한 배당금을 손에 쥐게 될 전망이다.

효성은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사업에 따른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배당금은 1주당 5000원으로, 오는 3월 17일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효성은 배당금도 역대 최대 규모로 정했다. 효성은 지난해 매출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 당기순이익 475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대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이에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던 효성의 배당금은 또 한번 껑충 뛰어올랐다. 효성의 배당금은 2013년만 해도 주당 1000원이었지만, 2014년엔 2000원, 2015년엔 3500원까지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5000원을 기록하게 됐다.

효성의 이러한 ‘주주 친화적’ 행보는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최대 수혜자는 최대주주이자 올해 초 회장으로 취임한 조현준 회장이 될 전망이다. 조현준 회장은 배당기준일에 484만7342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효성에서만 배당금으로 242억3671만원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배당금 수익이 향후 조현준 회장의 지분 확대를 위한 ‘총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현준 회장이 현재 직접 보유 중인 지분은 14.16%다. 고령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 조석래 전 회장은 10.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언제, 어떤 식으로든 이 지분을 물려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효성이 배당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로 볼 수 있다.

◇ 주식으로 3억 벌었던 두 10대 자녀, 배당금도 ‘쏠쏠’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조현준 회장의 두 자녀다. 2006년생과 2002년생으로 아직 10대에 불과한 두 자녀는 나란히 1만765주를 보유 중이다. 20일 종가 기준 14억원이 넘는 규모다.

두 자녀가 받게 될 효성 배당금은 각각 5382만5000원이다. 조현준 회장에 비하면 턱없이 작지만, 초등학생과 중학생에 불과한 나이를 고려하면 상당한 ‘불로소득’이다. 좋은 대학을 나와 많은 스펙을 쌓고, 바늘구멍 같은 구직시장에서 살아남은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기업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893만원이었다. 중소기업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조현준 회장의 두 자녀가 받는 배당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455만원이다.

조현준 회장의 두 자녀는 올해도 이 배당금을 ‘주식 늘리기’에 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3682만7000원의 배당금을 받았으며, 3292만6500원을 투입해 243주를 추가 매입한 바 있다. 2015년에도 2070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1806만원어치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주식보유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오너일가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먼저 초기 주식 취득 자금의 출처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 실현 및 배당금을 통해 증여세를 조금이나마 아끼고 경영권 승계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조현준 회장의 두 자녀는 10살도 되기 전인 2008년 처음 주식을 취득했다. 당시 각각 3710주와 3910주를 주당 2만6790원, 2만1325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들은 2010년 이 주식을 주당 11만원에 팔아 3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그리고 다시 주가가 떨어진 2012년 주당 5만6000원대에 9880주를 재차 사들였다. 그 뒤로는 매년 받은 배당금 내에서 주식을 추가 매입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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