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발표에 나선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폰 판매 보도와 관련, 아직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선 사정 상 빠른 시일 내 출시하진 못할 것이란 시각이다. 추후 제 3국에 판매하는 가능성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는다.

앞서 국내 일부 언론매체는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로 전면 리콜조치 한 갤럭시노트7을 수정해 6월 중 리퍼비시제품(리퍼폰)으로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배터리 용량을 3500mAh에서 3000~3200mAh로 줄이고, 인도와 베트남 등 신흥시장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창고에 잠자고 있는 250여만대의 갤럭시노트7을 단순 폐기하기엔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와 관련,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퍼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여러 문제가 존재해 아직 시기상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배터리 용량을 낮추고 판매할 경우 삼성전자 스스로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을 번복한 모양새가 된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으로 배터리의 품질을 지적하며, 배터리 제조사와 자신들의 검증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밀도를 과도하게 높인 게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엔 무관하다고 답한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갤럭시S8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란 점이다. 최신폰 마케팅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브랜드가치를 하락시킨 갤럭시노트7이 다시 주목받는 건 삼성전자로서 부담이다. 재판매 시 발화가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그 타격 또한 돌이킬 수 없다.

그 외 아직 갤럭시노트7이 노트 시리즈 중 최신폰에 해당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 속에서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프리미엄 전략’이 필수다. 최신 폰의 리퍼 판매 이 같은 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올 연말 갤럭시노트8 출시 이후 갤노트7 발화논란이 잠잠해지면 삼성전자가 제 3국에서 리퍼폰을 출시하지 않겠냐는 견해엔 무게가 실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 동남아 등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면 1~2개월 치 월급이 필요하다”며 “갤럭시노트7을 리퍼폰으로 판매한다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