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박지원(가운데)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사드 반대 당론 재검토에 들어갔던 국민의당이 21일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당은 여야 정당 중 가장 먼저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지만, 최근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당내에서는 당론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향후 손학규·안철수·천정배 등 당내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사드 배치 관련 논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 및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사드 당론 변경 여부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전 대표 측 인사인 이찬열 의원을 비롯한 정동영·조배숙·김수민·박선숙 의원 등 27명이 참석했다. 지도부인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를 제외한 25명의 참석자들은 돌아가면서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을 밝혔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계속해서 논의한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사드 배치는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야 된다는 절차적인 점이 국민의당의 기본 당론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추후에 의원 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대선주자 간에 의견이 모아지면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기존의 사드 배치가 무기의 효용성, 한반도에 적합한 방어무기 체계인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여러 점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당론이 있었는데 그 점에 관해서는 북한 미사일이나 김정남 독살로 북한 지도부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우려가 증폭돼 사드 배치 당론 변경 요구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당론을 변경할만한 충분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상당수의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의 사드 배치 관련 입장은 향후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대변인은 “대선주자들의 주도적인 논의 하에서 당 의원들도 같이 논의 해볼 수 있다. (대선주자에게) 위임한 것은 아니고 대선주자들의 의견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면서 의원-최고위원 간에도 논의를 계속하자는 것”이라며 “대선주자들의 논의가 좀 더 중요하게 당내 의사결정 변경 여부를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손 전 대표 측 이찬열 의원은 당론 변경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손 전 대표하고 어떤 암묵적인 의견을 교감하고 왔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 의원은 ‘지금은 사드 배치로 의견을 전환할 만한 시점은 아닌 것 같다. 심도 있게 생각해봐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안보는 보수’를 내걸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와 손 전 대표 간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대변인은 “대선 후보 선출과정에서 당내 대선주자들 간에 이 부분이 불꽃 튀기는 논쟁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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