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에 '4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느덧 겨울도 끝자락을 향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춥기만 하다. 봄이 아닌 또 하나의 위기가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4월,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최근 조선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서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4월 위기설’의 진원지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금력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 ‘봄’ 대신 ‘위기설’ 맞는 대우조선해양

위기설의 당사자인 대우조선해양과 그동안 수조원의 지원을 쏟아 부은 금융당국은 침착한 모습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3,200억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추가 지원받았다. 4조2,000억원의 국책은행 지원 자금은 이제 3,800억원만 남게 됐다. 이는 4월에 돌아오는 회사채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자력으로 4월 만기 회사채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규수주를 통한 자금 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성립 사장이 최근 분주히 해외를 돌며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문제는 산 넘어 산이라는 것이다. 4월 회사채를 해결한다 해도, 하반기엔 총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7월에 3,000억원, 11월에 2,000억원이다. ‘4월 위기설’이 단순히 4월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부 운영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조선업 특성상, 신규수주와 선박인도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박 건조에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선불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신규수주에 따른 선수금과 선박인도에 따른 대금이 다른 선박 건조 비용으로 쓰이는 식이다.

하지만 현재 조선업계는 ‘수주절벽’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조선3사 중 가장 늦게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전했다.

또한 1조원 규모의 소난골 드릴십은 아직도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연이어 찾아올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신규수주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선업황은 올해도 어려울 전망”이라며 “4월 위기를 통과한다 해도 하반기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