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행보가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고 있다. 진보 진영에서의 지지율만 가지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넘어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안희정 지사는 22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지역과 세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골고루 지지받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대화와 타협이 곳곳에 뿌리내려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 지사의 발언은 과거 ‘대연정’이나 ‘선의’ 발언 등 보수 진영을 겨냥한 발언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안 지사는 대연정 제안에 대해 “개혁과제에 동의한다면 의회 다수파 누구나와 연정해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도 당 강령이 민주당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일 때 주장한 정책을 야당이 되면 반대해 국민이 실망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가 있는 정책이 그리 많지 않다”며 “의회 다수파를 형성할 때 좀 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그러나 진보 진영의 표심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과 친 노무현계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내걸었던 민주주의 시대정신 동의했던 시대적 흐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친노 흐름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주권자로서 시민들의 참여운동이 친노이기 때문”이라고 부연설명 했다.

이와 함께 노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해 진보 진영의 표심 획득을 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토론회에서 지난 2003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년간 구속수감 생활을 한 뒤 노 전 대통령이 가끔 일요일마다 불러서 식사한 이야기를 꺼내며 “그 시간이 저에게 값진 대통령의 고민을 생생한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이자 큰 훈련과정이었다’는 소회를 말씀드린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안 지사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 지사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보수와 진보,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고 있는 형세라는 사실은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데이터=국민일보, KSOI>

지난 17~18일 국민일보·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 안희정 지사는 23.3% 지지율을 기록, 31.9%를 기록한 문 전 대표를 8.6%p차로 따라붙었다.

다만 연령별로 보면 문 전 대표가 20~40대에서 40%대 지지율로 압도적 1위이지만, 보수 성향이 짙은 유권자로 분류되는 60대로 넘어가면 안 지사가 28.1%로 10.9%인 문 전 대표와 비교해 높게 측정된다.

지지정당별로 분석한 결과도 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문 전 대표가 56.2%를, 안 지사가 20.8%의 지지율을 획득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지지자들의 경우 안 지사가 각각 13.2%, 34.2%의 지지율을 보였다.

반면, 문 전 대표는 한국당・바른정당 지지자들로부터 각각 4.2%, 4.1%의 지지율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역대 선거에서 진보 정당 주자가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현재까지는 안 지사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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