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발 조사에서 비박신당의 지지율은 18%를 넘었으나, 약 두 달이 지난 현재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6% 대에 머물고 있다. <데이터=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바른정당이 24일 창당 한 달째를 맞이했지만,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자유한국당을 넘어 원내 제2당의 지위까지 노렸던 예봉은 많이 무뎌진 것이 사실이다. 바른정당의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바른정당의 침체된 분위기는 지지율 흐름에서 그대로 읽힌다.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6.3%로 집계됐다. 원내 5당인 정의당과의 격차는 불과 1.6%로 오차범위(5%) 이내에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긴급 여론조사에서 18.7%의 지지율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바른정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35명 이상일 것으로 관측됐던 현역의원 탈당규모가 예상에 못 미쳤고, 추가 탈당움직임이 없다는 점도 이유로 제시된다. 18세 선거권 하향조정이나 특검 수사기간 연장 등 바른정당이 키를 쥐고 있던 현안에 주도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중도낙마가 컸다는 분석이다.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고문이나 오세훈 최고위원은 반기문 전 총장 킹메이커를 자처했다. 김무성 고문은 반기문 전 총장을 바른정당으로 영입해 경선흥행을 이끌겠다는 복안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세훈 최고위원의 경우 반기문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는 구체적인 단계까지 나아간 바 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중도낙마 하면서, 바른정당의 힘이 빠지게 됐다.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지지층들은 바른정당 대선주자가 아닌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으로 양분된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와 겹친다.

문제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모멘텀도 지금으로서는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끝나면 보수지지층이 바른정당을 지켜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췄지만, 정치권 다수의 관계자는 회의적인 것이 사실이다.

당내에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바른정당은 출범의 모태가 됐던 ‘비상시국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모여 보수개혁과 지지율 제고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혼란이 예상되는 정국에서 다시 한 번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ARS 및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전체 응답률은 9.4%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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