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감 조성, 책임은 누구의 몫?

▲ 일본의 명품 책가방 '란도셀', 최근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책가방이 신종 '등골브레이커'로 떠올랐다. <뉴시스>

[시사위크=강경식 기자] 개학을 앞두고 유통가엔 입학 시즌 상품이 대거 진열됐다. 그러나 올해도 책가방은 ‘등골브레이커’가 될 전망이다. 고가 책가방 열풍이 일고 있는 유통가를 돌아봤다.

2010년 이후 국내에 분 명품 책가방 열풍은 또 다른 ‘등골 브레이커’를 만들어 냈다. 저출산 기조와 맞물려 ‘소황제’ 세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초등학교 입학생’은 가문의 귀한 자식이 됐기 때문이다.

‘가족의 귀한 아이’는 2010년대 후반으로 넘어오며 ‘가문의 귀한 아이’가 됐고, 청년들이 빠져나간 시골에는 ‘지역의 귀한 아이’가 됐다. 또 N포세대의 확대는 ‘조카 바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경제활동 인구 대부분이 집중하는 ‘아이’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어린이 제품 시장은 ‘고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에잇 포켓 키즈(8-Pocket Kids) 현상으로 지목됐다. 에잇 포켓 키즈는 부모 외에도 친할아버지·친할머니, 외할아버지·외할머니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식스 포켓 키즈(6-Pocket Kids)'에 미혼의 삼촌과 이‧고모를 더한 신조어다.

에잇 포켓 키즈 시장의 호황에 따라 의류 브랜드를 비롯한 캐쥬얼 스포츠 브랜드는 전략적으로 ‘고가 아동 가방’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오프라인 유통가를 중심으로 ‘최고급, 최고가’를 무기로 삼은 ‘어린이 책가방’이 대거 출시됐다.

책가방 대전의 중심은 성인 의류브랜드의 키즈라인에서 선보이는 신상품들이 차지했다. ‘빈폴 키즈’, ‘닥스 키즈’, ‘타미힐피거 키즈’ 등은 모던한 디자인으로 제작된 10만원대 초중반 제품을 내걸었다.

또 캐쥬얼 스포츠 브랜드의 제품도 10만원대 중반으로 형성됐다. ‘뉴발란스’, ‘노스페이스’, ‘르까프’ 등이 대표적이다.

초고가 열풍은 명품에서 불었다. 구찌 키즈, 버버리 칠드런, 아르마니 주니어, 란도셀 등 명품의 어린이 대상 제품은 올해도 백화점의 히트 아이템이다.

특히 구찌 키즈의 책가방은 100만원을 호가함에도 매진이 예상된다. 또 70만원대 란도셀 책가방은 올해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온라인에서도 란도셀은 매진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입학 시즌을 앞두고 벌어지는 신종 등골브레이커 책가방이 아동‧청소년에 상대적 박탈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위화감 조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 과시욕이나 허영심에 따른 부모들의 소비심리도 과소비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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