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서울모터쇼?

▲ 서울모터쇼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울모터쇼에 대해 현대자동차의 비중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7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

[시사위크=강경식 기자] 서울모터쇼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4일부터 모터쇼 입장권의 인터넷 예매가 시작됐고, 참가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출품 모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중이다.

그런데 서울모터쇼를 한 달 앞두고 개최되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월드 프리미엄(세계 최초 공개모델)을 포함한 36종의 신차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생산할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콘셉트 카’도 포함됐다.

반면 국내 최고라 불리는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공개할 예정인 세계최초는 단 한종에 불과하다. 국가대표 브랜드의 ‘무성의한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내달 7일 열리는 제네바 모터쇼에 1,547㎡ 규모의 전시관을 열고 완성차와 친환경차 등 총 18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신형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와 신형 i30 왜건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신형 i30 왜건의 제네바 모터쇼 월드프리미어 공개는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앞서 국내에 출시했던 i30이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건 또는 해치백 모델의 시장 자체가 작은 국내 특성상 i30 왜건의 제네바 세계최초 공개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기아차 또한 니로PHEV와 K5 스포츠왜건 PHEV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기아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에 주목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기존 양산차의 친환경 버전을 내놓았다. 니로는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공히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K5 스포츠왜건은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 공략 카드로 선보였다. 따라서 공개가 판매로 이어지는 공식에 합당한 제품의 전시인 셈이다.

다만 현대차가 신형 수소전기차 콘셉트카를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나오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현대차 CES 2017 미디어 이벤트 무대에 올라 “투싼 수소차에 이을 신형 수소차가 오는 2018년 출시될 것”이라며 “신형 수소차는 SUV 타입이 될 것이며, 새로운 개념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탑재시킬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수소전기차 콘셉트카는 2018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에 맞춰 양산될 모델의 콘셉트 버전이다. 출시까지는 1년 남짓한 기간에 불과해, 콘셉트카의 형태와 구성을 통해 출시 제품이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역대 서울모터쇼를 통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온 현대자동차가 서울모터쇼 개막을 목전에 두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 최신 기술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다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4개 계열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제네시스, 현대상용차)를 완성차 전시 분야에 출품하면서도 월드 프리미엄은 정작 1종에 불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현대자동차 그룹이 서울모터쇼에 가장 커다란 전시공간을 마련하고도 국내 시장과 참관인들을 위한 신차공개에는 뒷전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수입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가장 커다란 부스를 차지하고도 보유한 최고의 기술 보다는 형식적인 참석에 가까운 라인업을 꾸린 것으로 안다”며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이 지금도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를 향한 비난도 수위가 높아졌다. 국내 한 양산차 업체 관계자는 “역대 가장 볼 것 없는 모터쇼가 될 것”이라며 “서울모터쇼에서 가장 넓고 커다란 부스를 차지한 실질적 주인공인 현대차가 앙꼬는 해외에서 전부 다 먼저 보여주고 출품하게 만든 조직위는 무능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는 “서울모터쇼는 내수교모가 비슷한 국가의 모터쇼 중에서는 참가 브랜드, 전시규모 등에서 최고 수준의 모터쇼”라며 “전시 규모면에서 파리, 디트로이트, 동경모터쇼 등 세계 메이저 모터쇼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는 논점과 벗어난 답변만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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