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프레시웨이 문종석 대표이사.<네이버 프로필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CJ프레시웨이 문종석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각종 암초를 맞닥뜨리고 있다. 작년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부진했다. 여기에 해를 넘겨 이어오는 급식 거래 비리 의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본격적인 경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문 대표가 악재를 딛고 CJ프레시웨이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 먼저 매 맞은 대상·동원… 긴장하는 CJ프레시웨이·푸드머스

학교 급식을 둘러싼 업체와 학교 관계자 간의 ‘뒷돈’ 거래 정황이 드러났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영양사에게 부당한 금품을 제공한 대상과 동원F&B에 과징금 등 철퇴를 내렸다. 특히 제공 규모가 큰 대상에는 5억2,000만원의 과징금이 처분됐다. 동원은 시정조치 수준에서 제재가 마무리됐다.

이들 업체는 영양사들로 하여금 식단에 사용할 가공식재료의 주문서에 자사 제품을 포함시키게 하고 그 대가로 상품권 및 포인트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업계 1,3위를 달리는 CJ프레시웨이와 푸드머스도 안심하긴 이르다. 이들 업체 또한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이 끝나는 대로 관련 조치를 받을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두 업체에 대해선 자세한 사항을 언급 할 수 없다”며 “다만 나머지 2개사에 대해서도 신속히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여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보고서 상정 및 전원회의 의결 등을 거쳐 상반기 중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계 1위인 CJ프레시웨이의 위법 정황이 드러날 경우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작년 4월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하 합동추진단)의 학교 급식분야 생산·유통분야 점검 과정에서 CJ프레시웨이는 영양사들에 영화티켓 및 햇반 등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CJ프레시웨이에 따르면 자사 제품 사용 후기를 올린 영양사에게 1년에 1인당 영화티켓 2매를 제공했다. 또 자사 제품을 발주한 대가로 제공되는 스티커를 30장 모아온 영양사에게 햇반키트를 제공했다. 총 2,600만원 수준의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CJ프레시웨이는 타 업체의 불법 판촉행위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영화표는 설문조사 참여에 따른 정당한 대가 제공이며, 마케팅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라며 “햇반키트는 급식장에서 식수가 모자랄 경우를 대비해 영양사 개인이 아닌 학생들을 위해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양사 개인의 사익추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 문종석 대표 취임 6개월… 실적도 ‘산 넘어 산’

그러나 공정위 관계자는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사원이 약사 등에게 혜택을 제공하면 이를 리베이트로 보고 처벌한다”며 “급식도 마찬가지로, 소비자인 학생들에게 직접 혜택이 가는 것이 아닌 중간 관리자인 영양사에게 대가가 제공된다면 이는 불법적 행위”라고 전했다. 중간 관리자에 대한 소액의 혜택 지급이라도 정상적 판촉활동의 범위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수익성 부진에 시달리는 CJ프레시웨이 입장에서 급식 비리 관련 구설이 반갑지 않다. CJ프레시웨이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늘어 2조327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고작 21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33% 크게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실속 없는 성장’을 한 셈이다. 작년 희대의 육류담보대출 사건으로 손실을 본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4분기 관련 재고손실 76억원을 비용으로 반영했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취임 6개월을 맞은 문종석 신임 대표이사의 어깨는 무겁다. 문종석 대표는 작년 9월 CJ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승진 인사에서 선임된 ‘구원투수’다. 그러나 CJ프레시웨이가 작년 CJ그룹 계열사 중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TOP3 계열사에 이름을 올리며 문 대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물론 취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엔 짧다는 지적도 있다. CJ프레시웨이의 현주소가 문종석 대표의 경영실책에 따른 결과가 아닌 만큼 책임을 무작정 지우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취임 초기부터 맞닥뜨리고 있는 악재들은 향후 경영 드라이브를 거는데 적잖은 걸림돌과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 문종석 대표의 전략은 글로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진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로 칠레 사무소를 개소했다. 글로벌 진출의 기반이 되어야 할 국내시장에서의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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