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소프트.<한빛소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스타크래프트’ 성공신화를 썼던 한빛소프트의 현주소가 우울하다. 신작 가뭄에 적자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온라인 게임 선봉장으로 불렸던 한빛소프트의 위상이 무색하다는 평이다. 올해 초 ‘오디션’ IP 기반의 신작을 다수 준비하는 등 회생노력에 분주하다.

◇ 대형판권에 ‘흥망성쇠’ 좌우

올해로 18살이 된 1세대 게임사 한빛소프트의 ‘흥망성쇠’가 이어지고 있다. 설립초기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패키지게임 판권 독주에 웃었던 것도 잠시. 흥행을 이어갈 신성장 동력이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한빛소프트는 1999년 1월 LG소프트 게임사업부 출신 김영만 전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당시 LG소프트가 게임사업을 정리하면서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판권을 가져왔다. 누적판매량 375만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우며, 후속작 ‘디아블로2’ 유통까지 전담했다. 2002년엔 코스닥에 입성하며 양질의 자금력 확보에 성공했다.

설립초기 회사를 대형 게임사 반열에 올려놓은 패키지게임 유통사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믿었던 성공 파트너 블리자드가 국내 직접진출을 결정하고 결별을 고한 것이다. 이에 한빛소프트는 게임포털 강화와 자체 게임개발로 변신에 나섰다. 그러나 발표하는 신작들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회사는 2007년 거액의 투자비를 들여 PC MMORPG ‘헬게이트:런던’을 개발했다. 당시 블리자드 출신의 ‘빌 로퍼’가 만든 작품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출시 이후 치명적 버그와 기술적 문제로 유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결국 작년 2월을 기점으로 지난 9년간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2008년 당시 개발사인 미국 플래그십스튜디오도 경영난에 직장 폐쇄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플래그십스튜디오에 돈을 빌려줬던 한빛소프트도 리스크를 함께 겪었다. 빌려준 돈이 악성 채무로 전환된 것이다. 결국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한빛소프트는 개발사 중 하나인 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되는 결과를 맞았다. 개발사가 퍼블리셔를 전격 인수한 것은 업계서도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통한다.

◇ 7년 적자경영… ‘오디션’에 사활

대형판권 회수와 신작 부진에 한빛소프트의 풍족했던 자금력은 바닥났다. 2010년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한 이후, 7년 연속 적자경영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빛소프트는 2016년 연간 매출 307억2,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8.8%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48억6,600만원이다. 797.2%라는 유례없는 낙폭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75억4,600만원 마이너스를 내 126.8%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 한빛소프트 모바일 신작 '클럽 오디션'<한빛소프트 제공>
올해 한빛소프트는 모바일 리듬댄스게임 ‘클럽 오디션’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3월 중 국내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모회사 T3엔터가 개발한 오디션은 리듬댄스 게임분야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2005년 PC버전 출시 이후 캐주얼 게임순위 1위에 오른 바 있다. 모바일 버전은 작년 7월 대만시장 선공개 이후 대만 음악게임 매출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벌써부터 흥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디션의 특색인 다양한 코스튬과 커뮤니티는 글로벌 콘텐츠로의 성장 저력도 지니고 있다. 2일 한빛소프트는 빅뱅과 위너 등 YG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캐릭터로 등장하는 ‘오디션 위드 YG’를 대만과 홍콩, 마카오 등 동남아 5개국에 출시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작년 전산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교체해 일시적 비용이 증가했고, 부실채권 대손충당 비용을 한꺼번에 계상해 손실 폭이 커졌다”며 “일단 못 받은 미수채권을 손실로 가정해 반영했으나, 올해 채권 회수에 성공할 경우 긍정적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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