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운 <시사위크> 발행인
[시사위크=이형운 발행인] 박영수 특검이 6일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물밑거래는 충격 그 자체다. ‘국가권력기업권력이 합심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권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그렇다.

박영수 특검은 박근혜-이재용 커넥션을 사적 이익을 위한 국가권력 남용과 고질적 부패고리인 정경유착이라고 정의했다. 한마디로 뇌물 커넥션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밀약을 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 대가로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네게 만들었다.
 
한시적인 권력을 이양 받은 대통령이 그 권력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는 데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사유물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력은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마땅한데도 박 대통령은 그 권력을 사유화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주로부터 나오는 경영권력을 사유화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주주로부터 위임받은 경영권력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유화하는데 쓰였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권력의 정점이고, 이재용 부회장은 기업권력의 정점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권력과 기업권력의 정점인 두 사람이 만나 그 권력을 사적인 이익을 위해 행사할 경우, 얼마나 큰 폐단이 생기는지 이번 박영수 특검 수사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나뉜 보혁갈등은 나라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다. 고질적인 지역갈등과 보혁갈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최고 권력자가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또 기업경영으로 최대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수장이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국가권력과 손잡고 밀약에 가담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하랴.
 
이로 인해 대한민국과 삼성의 국제적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여기다 박 대통령은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받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고, 이 부회장은 2평 남짓한 감방에서 권력의 무상함을 맛보고 있다.
 
이 같은 불행한 역사는 결국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 됐다. 실추된 대한민국의 국격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하는 것도 국민이고, 정경유착으로 주주들의 의사가 무시된 기업가 정신에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 것도 국민이다.
 
불행한 역사는 결국 국민의 눈물로 씻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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