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15일 하남 스타필드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기차 전문업체 테슬라가 마침내 한국에서도 깃발을 올렸다. 15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에서 국내 첫 매장의 문을 연 것이다. 오는 17일에는 청담전시장도 오픈할 예정이다. 개장 전부터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테슬라가 국내에서도 ‘미래 자동차’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드디어, 마침내, 테슬라

테슬라는 당시만 해도 ‘전기차’가 먼 미래의 이야기로 여겨지던 2003년 설립됐다. 20대의 나이에 페이팔 등 IT기업 창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설립한 주인공이다.

초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전기차 특성상 부대 인프라가 필수적이었지만, 이 또한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는 다가왔고, 테슬라도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08년 출시한 로드스타가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테슬라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이다. 이후 테슬라는 프리미엄 세단에서 SUV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테슬라가 한국 진출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이다. 2015년 11월, 한국법인 테슬라코리아가 설립됐다. 국내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가 서서히 확산되기 시작할 때다. 자연히 테슬라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커져갔다.

◇ 일본해부터 손지창까지… 문도 열기 전에 무너진 이미지

▲ 배우 손지창은 지난 1월 테슬라 급발진 사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손지창 SNS>
하지만 이후 테슬라는 좌충우돌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8월 한국 진출을 공식발표하고, 홈페이지를 오픈하자마자 ‘일본해’ 표기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구글의 지도를 가져다쓰면서 발생한 일이었는데, 이미 적잖은 기업들이 혼쭐났던 잘못을 반복한 것이었다.

테슬라는 이후 한동안 잠잠한 날들을 보냈다. 첫 매장이 들어서기로 한 하남 스타필드가 지난해 9월 9일 문을 열었지만, 테슬라 매장은 만날 수 없었다. 다시 11월에 정식 개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인력 및 각종 서류 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결국 테슬라의 2016년 한국 진출은 무산됐다.

2017년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배우 손지창의 테슬라 모델X 급발진 의심사고 논란이 터진 것이다. 손지창은 아들과 함께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차량이 집으로 돌진하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고 밝혔다. 더 심각한 것은 사고 이후 테슬라의 대응이었다. 손지창은 테슬라가 고객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비슷한 사고를 당한 이들과 함께 소송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다. 새해 들어서도 정식 개장이 늦어지면서 ‘갑질’ 지적까지 받았다. 사전계약한 고객들은 예치금을 결제하고도 정확한 출시일이나 차량가격 등을 알 수 없었다. 테슬라와 협력한 기업들 역시 지지부진하고 일방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협약을 맺은 지자체에 테슬라 전용 충전소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테슬라가 보인 이 같은 좌충우돌 행보는 한국 문화 및 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테슬라에게 한국 시장 비중이 크진 않지만, 보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한국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한국 진출 과정에서 다소 미숙한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하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행보를 반복한다면 기술력이나 성능과 무관하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뒤집어쓸 수 있다. 한국을 잘 아는 인력을 영입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