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임말 표현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처음 나왔다. 당대표 경선 구도가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나눠지면서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표현이 나온 게 그 시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수호천사’를 자처한 추미애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래문은 이대문(이대로라면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한 차례 변화한다.
이대문은 최근 박근혜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으로 진화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형성한 것과 무관치 않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혹은 ‘반패권주의’ 등 문 후보를 겨냥한 움직임이 나올 때마다 지지자들은 어대문을 연발하기도 했다.
어대문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그대안’(그러나 대통령은 안희정)이다. 박영선 안희정 캠프 멘토단장은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자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에서 그대안(그러나 대통령은 안희정)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일부 안철수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다른 풀이를 붙이면서 줄임말 대전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한 지지자는 ‘어대문 그대안’을 사용해 “어차피 대본 읽는 문재인, 그래서 대안은 안철수”라고 했다.
이 같은 해석은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한 시사방송에서 한 말과 관계가 있다. 안철수 후보는 “다시는 대본만 읽는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 된다. 콘텐츠 없는 대통령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대본만 읽는 대통령’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목했으나, 진행자는 “문재인을 말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