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가계부채 해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전 방위적 인재영입에 나서고 있다. 15일 오후 SNS 본부장에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을 내정했고, 이에 앞서 오전에는 경제분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의 캠프영입 사실을 밝혔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김광두 원장이다. 김 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참여 인사로 보수적 성향의 경제학자로 분류된다. 진보적 경제학자인 김호기 교수나 삼성저격수로 통하는 김상조 소장의 영입이 일견 자연스럽다면, 김 원장의 영입은 다소 의외인 것도 사실이다.

이는 문재인식 외연확대의 한 방법이라는 평가다. 기존의 지지자들이 문재인 후보에게 바라는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를 유지한 채, 인재영입을 통해 외연확대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문 후보도 김 원장의 영입 기자회견에서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넘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것은 문 후보의 방식이 과거 1997년 대선 당시 김대중 후보와 닮았다는 점이다. 이미 국민들에게 익숙했던 김대중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위치를 함부로 변화시키지 않았다. 대신 동교동계 측근들을 2선으로 후퇴시키고 김중권, 이종찬 등 중도보수인사들을 영입하면서 외연확대에 성공했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구호의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강경한 이미지를 상쇄시키는 효과를 봤다. 공교롭게도 문 후보 캠프의 캐치프레이즈도 ‘준비된 대통령’이다.

물론 인재영입 과정에 잡음도 나왔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5.18 전두환 옹호’, 양향자 최고위원의 ‘반올림 비판발언’, 손혜원 의원의 ‘노무현의 계산된 죽음’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당정치의 본질에 어긋난다”며 외부영입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재영입의 효과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 방식이 ‘간접적’이라는 점에서 다소의 잡음에도 문 후보에게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직접적인 우클릭을 하고 있는 안희정 후보가 “선한 의지” 발언을 했다가 무려 한 달 가까이 곤욕을 치른 것과 비교하면 자명하다.

반면 운동권·인권변호사·시민단체 등에 편중돼 있는 기존 야권인사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4.13총선에서 문 후보는 다양한 분야의 외부전문가 영입을 통해 총선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검증된 방법”이라고 자신했다.

관건은 무게감과 상징성을 가진 인사의 영입이다. 과거 김대중 후보는 이종찬과 김중권, 나아가 김종필과 박태준 등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거나 연대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외연확대와 호남고립 등을 피할 수 있었다. 문 후보 역시도 지난 총선에서 경제민주화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김종인 전 대표를 영입함으로써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경험이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