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사진 왼쪽)과 춘천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오른쪽).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자유한국당 유력 대선주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로 좁혀지는 형세다.

다만 홍준표 경남지사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비 박근혜계 지지층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자유한국당 내 친 박근혜계 유력 대선주자와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홍 지사를 제외하면 현재까지 한국당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는 김관용·김진·김진태·박판석·신용한·안상수·원유철·이인제·조경태(가나다 순) 등이다.

이 가운데 김진태 의원은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당내 친박계 당원들의 지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이하 탄기국)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역시 김진태 의원의 대선 출마를 강하게 종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조직 동원으로 일반 국민 투표에서 김진태 의원이 상당 부분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사실상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이 거침없는 언사 대가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점쳐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홍 지사의 경우 연일 거침없는 언행을 쏟아내며 ‘한국의 트럼프’, 즉 홍트럼프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우파 스트롱맨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 박근혜 정부 집권세력을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는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언행을 쏟아냈다.

특히 비박계를 겨냥한 듯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친박계 대표 대선주자로 점쳐지는 김진태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와 세월호 참사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춘천 트럼프’로 불리고 있다.

김 의원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비판하는 촛불집회를 두고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고 비하하는 한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두고 “세월호 7시간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악질 선동”이라고 말하는 등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의 거침없는 발언은 한국당 경선 과정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16일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지사의 ‘박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자’는 발언과 18일 대구 서문시장 출마선언 일정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려면 출정식 장소부터 바꾸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구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곳인데 거기 가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나지 않겠냐. 홍준표 지사는 출정식 장소나 바꾸고 박근혜 지우자고 하시길 바란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김진태 의원은) 상대할 가치 없는 어린 애”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내가 옛날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 서문시장이 왜 박근혜 시장이냐”고 지적했다.

홍 지사는 이어 “그 친구(김진태)하고 무슨 말 상대가 되느냐. 뭐라고 떠들든 내가 대꾸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을 깎아 내렸다.

결국 한국당 경선이 사실상 비박계 홍준표 경남지사와 친박계 김진태 의원의 양강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선 경쟁 과정에서 거침없는 언사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