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노조는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과 함께 롯데시네마의 체불임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임금 꺾기’는 대표적인 악질적 노동 착취이자, 갑질이다. 특히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낮고, 힘도 없는 ‘알바생’들에 대한 임금 꺾기는 그 죄질이 더 나쁘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 알바생들에 대한 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임금 꺾기는 물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특정 기간 이상 근무하지 않도록 종용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최근 롯데시네마가 미지금 임금을 지불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롯데시네마를 향한 알바노조의 문제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 체불임금 돌려주며 사과는 없어

롯데시네마는 최근 알바생들의 임금 산정 기준을 기존의 30분 단위에서 1분 단위로 변경했다. 또한 지난해 근무한 알바생들에 대해서도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상자는 약 1만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제기됐던 ‘임금 꺾기’ 논란을 해소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알바노조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롯데시네마를 재차 규탄했다.

알바노조는 먼저 롯데시네마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롯데시네마의 미지급 임금 지급은 자신들의 임금체불 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악질적 노동 착취에 대한 사과나 입장발표는 전혀 없었다. 미지급 임금 지급에 대한 공지 또한 없었다.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뒤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한 이랜드그룹과 다른 모습이다.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임금 꺾기 문제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법적으로 3년 치까지는 돌려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입장이나 계획은 함구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퇴직금 꺾기 등 여러 문제가 많다. 하지만 롯데시네마는 알바노조를 유령 취급하며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의 변화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임금꺾기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롯데시네마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자 이를 쉬쉬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식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롯데시네마의 이러한 행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혁신안에도 걸맞지 않는다. 신동빈 회장은 회장 직속으로 준법경영위원회를 마련해 도덕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롯데시네마의 임금 꺾기 논란과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준법’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가현 위원장은 “고용노동부는 롯데시네마는 물론 알바생들의 실태가 심각한 대형 영화관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롯데시네마와 정부의 향후 움직임을 보고 대응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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