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17일 백소회 조찬 모임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만나고 있다. <정운찬 이사장 측 제공>

[시사위크=은진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17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충청 세력화’의 신호탄을 알렸다. 입당 계획을 접고 독자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정 이사장이 자신의 지역적 기반인 충청을 중심으로 세결집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주춤했던 ‘중도보수층’의 지지도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운찬 이사장과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충청 명사가 모인 ‘백소회(백제의 미소)’ 조찬 모임에 참석했다. 백소회 측에 따르면 이번 모임은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 환영조찬회’로 진행됐다. 이날 모임에는 정 이사장과 반 전 총장을 비롯해 신경식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 안상수·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 홍문표 바른정당 의원, 김화중 전 보건복지부장관, 임덕규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충청인들이 나서서 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다”며 “충청인들의 모임에서 많은 격려와 응원으로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에게는 “국론분열로 어려운 시국에 반 전 총장 같은 분이 국민통합에 힘을 실어 주시면 좋겠다”며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새로운 정치 지평을 제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직접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반 전 총장은 따로 모두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평소 존경하는 정 총리 등과 함께 자리해 기쁘다. 충청출신이 지역을 넘어 나라를 위해 일 해주셔서 고맙다”고 정 이사장의 러브콜에 답했다. 정 이사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깊은 교감이 있었고, 같은 충청도 분이니 생각이 일치하는 게 많다”며 “앞으로 많이 도와주시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정 이사장과 반 전 총장의 만남을 두고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신(新)세력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이사장이 신당 창당까지 포함한 독자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 전 총장이 힘을 실어줄 경우 정 이사장의 세력화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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