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그룹 3세인 임세령, 임상민 전무. <대상>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대상그룹이 부진한 실적에도 평년 수준의 배당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오너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홀딩스는 올해 보통주와 종류주 1주당 170원, 18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63억원 수준이다. 대상홀딩스는 주력사인 대상의 지분 39.52%를 갖는 그룹의 지주사다.

배당금의 상당 부분은 오너 일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대상홀딩스의 지분 상당 가량이 임창욱 회장 일가와 특수관계인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가의 지분율은 보통주와 종류주가 각각 64.31%(2,328만8,141주)와 3.14%(2만8,688주)다. 배당금의 절반을 훌쩍 넘는 40억원에 가까운 돈이 오너가의 몫이 되는 셈이다.

특히 그룹 후계자인 임세령, 임상민 전무의 지분만 57.12%에 달해 배당금의 ‘최종 목적지’는 이들 두 자매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상의 이번 배당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동결한 건 사실상 오너일가의 곳간을 채우기 위한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대상홀딩스의 최근 4년의 실적은 하락 추세다. 2013년 1,72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이듬해 1,595억원으로 떨어졌다. 2015년엔 1,330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년대비 2.3% 상승한 1,3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대상은 주춤한 실적에도 배당금을 증액했다. 2013년 보통주 1주당 120원이던 배당 가격은 1년 뒤 170원으로 늘어났다. 이후에도 배당금은 동결됐다. 내리막길을 걷는 실적과는 무관하게 사실상 오너가를 위한 주주친화 정책을 펼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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