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NAND 점유율 및 수익성 현황.<한국신용평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과 관련해 중화권 업체가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SK하이닉스에 최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중화권 업체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인수할 경우 공격적인 투자로 공급과잉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도시바는 미국 원자력발전소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반도체 사업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당초 20%미만의 지분만 매각해 경영권을 유지하려 했지만, 적자규모가 예상외로 커 지분 100%의 매각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번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마이크론, TSMC, 애플, 폭스콘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자들이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 2위 업체인 만큼, 이번 인수전이 반도체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경우에 따라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우선 한신평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할 경우 “즉각적인 점유율 상승으로 영업에 분명히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기술차별이 크지 않고 시너지 창출도 약하다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총자산은 32조원, 자본은 24조원인데, 25조원에 달하는 인수가를 부담할 경우 재무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또 한신평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하지 않을 경우 최고의 시나리오는 일본 업체나 웨스턴디지털 같은 미국의 동종업계가 인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수요처가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면 SK하이닉스로선 고객사를 잃게 되고, 중국업체가 인수할 경우 공격적인 투자로 공급과잉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신평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하지 않는 경우 낸드 사업지위가 약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2위 자리에 올라있고 ▲전체 매출 중 낸드사업이 30% 수준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도시바 반도체를 인수를 하지 않아도 신용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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