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변신에 도전하고 있는 배우 고소영, 전지현, 김하늘의 모습이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중년 여배우’ 전성시대다. 결혼 이후 소위 ‘주가’가 떨어진다는 불문율을 보란 듯이 깨고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활발한 활약을 하고 있는 중년 여배우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 시절 ‘예쁜 여배우’로 명성을 떨치던 이들이 과감하게 이미지 변신을 선언하며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장 고소영의 변신이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동안 고소영은 시크하면서도 매력적인 미모 덕분에 ‘CF스타’ 라는 타이틀로, 연기활동보다는 광고 촬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0년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고소영은 과거 ‘섹시스타’ 타이틀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아줌마’ 라는 제 나이에 걸맞은 옷을 입었다.

10년 만에 고소영이 택한 캐릭터는 다름 아닌 따뜻한 ‘엄마’다. 수많은 남성들의 로망이었던 고소영이 인간미 넘치는 엄마 연기를 한다는 것은 과거에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품에서 고소영은 세파에 찌들어 사는 드센 아줌마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소화해냈다. 삶의 연륜이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변신이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고소영은 ‘CF스타’가 아닌 ‘스타배우’로 완벽하게 거듭났다는 평이다.

▲ 영화 '도둑들' 속 '예니콜' 역을 맡은 전지현의 모습이다.<뉴시스>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전지현.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잔가봐”라는 주옥같은 대사를 남기며 전지현은 당대 톱스타 계열에 합류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전지현은 톱스타라는 선물을 받은 대신 청순한 캐릭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얻게 된다.

2012년 4월 전지현은 동갑내기 금융인과 결혼식을 올린 후 영화 ‘도둑들’의 ‘예니콜’ 역으로 파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도둑들’을 통해 전지현은 액션 도전과 이미지 탈피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며 ‘제2의 전성기’를 열게 된다. 이후 전지현은 영화 ‘암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과거 전성기 그 이상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1살 연하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은 김하늘의 활동도 이목을 끈다. 영화 ‘너는 펫’ ‘나를 잊지 말아요’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을 통해 김하늘은 청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1월 개봉한 ‘여교사’를 통해 김하늘은 파격적인 멜로와 베드신 연기로 스크린을 사로잡았다. 김하늘은 열등감과 질투심에 사로잡힌 계약직 여교사 캐릭터를 깊이 있는 연기로 풀어내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매력을 한껏 뽐냈다.

톱 여배우들의 이미지는 대체로 청순함, 사랑스러움 그리고 신비주의 콘셉트 등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이 같은 ‘톱 여배우’들의 최대 단점은 반드시 유효기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나이가 든다’는 절대불변의 진리 앞에서 그들의 선택은 사실 많지 않다. ‘예쁜 연예인’으로 남느냐, 아니면 ‘배우’로 남느냐다.

‘배우’ 이기를 선택한 ‘톱 여배우’ 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이에 걸맞는 옷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젊은 시절 외모와 이미지로 승부를 걸었던 그들은 이제 삶의 시간만큼 농익은 연기력과 과감한 도전으로 변신을 마다치 않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녀들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이자, 그들의 또 다른 활약상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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