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서문시장이 보수성향의 대선주자들이 연이어 방문하면서 '보수의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5월 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으로 보수정당 대선 예비 주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이 보수의 '성지'로 부상 중이다. 서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 곳이 서문시장이기 때문이다. 

보수 대선주자들의 서문시장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TK(대구・경북) 민심 방향을 확인하기 위한 행보로 인식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또 한국당 대선 예비주자 가운데 서문시장을 찾은 인물은 대선 출정식을 가진 홍준표・김관용 이외에 1차 경선에서 컷오프 된 조경태 의원과 ‘삼성동계’ 김진태 의원 등이다.

조경태 의원은 1차 컷오프 전인 지난 16일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대구 민심을 살폈다. 김진태 의원은 20일 서문시장에서 대구 민심 챙기기에 나섰다. 특히 김 의원은 이날 서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애국이면 애국, 보수면 보수 가장 확실한 곳이 서문시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대선 일정이 정해지기 전 서문시장을 찾아 대구 민심을 살폈다.

20일 늘푸른한국당 대선주자로 출마선언한 이재오 공동대표 역시 지난 15일 서문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민심을 들었다.

이들이 대구 서문시장을 찾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서문시장을 찾았고, 그 결과 ‘박근혜 시장’이라는 별칭이 생겼을 정도다.

이 때문에 대구 서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 흡수와 함께 TK민심을 잡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문제는 장미대선을 앞두고 서문시장이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대선 예비 주자간 “서문시장 적통이 누구냐”는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문시장 적통’ 가리기를 위한 포문은 김진태 의원이 먼저 열었다. 16일 김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는 것에 대해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방문했던 곳인데, 거기 가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나지 않겠냐”며 “홍 지사는 출정식 장소나 바꾸고 박근혜 지우자고 하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비판에 대해 홍 지사는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옛날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 서문시장이 왜 박근혜 시장이냐” 반박했다.

여기에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서문시장 적통’을 내세우며 설전에 뛰어들었다. 17일 김관용 경북지사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서문시장의 애환도 모르는 손님들이 서문시장에 와서 싸우고 있으니, 정작 어머니가 서문시장에서 팥죽을 끓여 팔고, 시장통 알바로 먹고 자란 나 김관용의 입장에선 너무도 어이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며 홍 지사와 김 의원을 동시에 저격했다.

그러면서 “두 분께 정중히 부탁하오니, 지난해까지 큰 불행을 당한 서문시장과 시장 상인들을 생각해서라도 볼썽사나운 시비와 싸움을 멈추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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