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 씨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청사에 얼굴을 드러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 총수 일가가 20일 나란히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부인인 서미경 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씨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고자 36년 만에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롯데그룹의 경영비리 관련 1차 공판이 열렸다. 롯데 주요 총수들이 줄줄이 출석한 가운데 언론의 관심은 서미경 씨에 쏠렸다.

서씨는 이날 오후 1시34분께 서울중앙지방법원 청사에 나타났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안경을 쓰고 등장한 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입을 다문 채 빠르게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에도 여유있는 표정이 시선을 끌었다.

서씨는 18세이던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로 선발돼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1980년대 초 돌연 종적을 감췄다. 이후 1983년 신 총괄회장과 사이에서 딸(신유미)를 낳은 사실이 알려졌다. 서씨는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신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 서씨는 부동산 자산으로만 18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서씨를 재판에 넘겼다.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홀딩스 지분을 넘겨받으며 증여·양도세 등 3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서씨는 지난해 검찰의 계속된 소환 조사 요청을 불응했으며, 재판을 하루 앞둔 전날 귀국했다.

이날 재판장에서 서씨는 차분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횡설수설하며 “왜 이러느냐”며 큰소리로 외치는 모습을 보이자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신 총괄회장은 “여기가 무슨 자리냐”고 되묻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이 회사는 내가 100%를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인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는 말을 변호인단을 통해 하거나 지팡이를 비서와 경호원에게 휘두르기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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