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시사위크=은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두 마디 입장’에 정치권에서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대해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사태를 벌여 헌정 사상 최초로 헌재에 의해 파면된데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없었다”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했던 국민들은 또 한 번 무색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마음속에 국민은 들어설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13가지 범죄 피의자로서 ‘자연인 박근혜’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 진실에 대한 더 이상의 공방이 없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검찰의 ‘예봉(銳鋒)’이 말잔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행여나 했었는데 역시나였다”며 “지난번 탄핵 당해서 청와대를 떠나올 때도 직접 국민에게 아무런 메시지 없었고 본인의 죄에 대해 전혀 반성 않는 태도에 실망스러웠는데, 오늘 검찰 소환 당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비춰지는 과정에서도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용서를 표하지 않고 원론적인 말씀만 하신 데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개월간 국정 혼란만 해도 국민께 용서를 구했어야 했고 헌정 사상 만장일치로 탄핵 당한 것만 갖고도 이미 유죄선고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분이다. 유감스럽게도 본인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데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성역 없이 수사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한국 현대사회에서 부끄럽고 참담하고 안타까운 하루다”며 “자연인 박근혜는 피의자로서 형사소송법상 진술 거부권,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대한민국을 4년간 대표했던 헌법 수호자였던 전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실을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어 “말씀하신 그대로 자연인으로서 형사소송법상 권리 주장하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대한민국이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모든 것을 소상히 밝힐 것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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