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갤럭시S8 티저영상 캡처.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S8의 ‘혁신’ 코드가 실체를 드러냈다.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비서를 탑재해 새로운 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애플이 이미 ‘시리’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도전장을 내민 격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달 공개한 ‘갤럭시S8 티저영상’은 30초에 불과했지만 많은 주목을 받았다. ‘Unbox your phone’(당신의 폰을 박스에서 꺼내라)라는 문구로, 기존 스마트폰의 틀을 깰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비공식 루트로 알려진 갤럭시S8의 정보는 예전보다 좀 더 향상된 성능, 사라진 홈버튼뿐이었기에 삼성전자의 이 같은 선언은 새롭게 다가왔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이와 관련, 2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갤럭시S8에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탑재해 새로운 소통방식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 비서를 통해 터치하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

물론 이 같은 시도는 삼성전자가 최초는 아니다. 스마트폰 분야에선 2011년 ‘시리’를 아이폰에 적용한 애플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시리의 개발진들이 차린 ‘비브랩스’사를 지난해 10월 인수, ‘빅스비’를 개발했다. 인공지능 비서를 혁신으로 내세웠지만 포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삼성전자>

하지만 이 부사장은 기존에 나온 음성인식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자신했다. 그에 따르면 빅스비는 스마트폰에서 ‘터치’로 실행가능한 대부분의 기능을 구동할 수 있다. 예를 들면 ‘xx음악 틀어줘’라고 요구한 뒤, 빅스비 전용버튼을 누르고 ‘2배속 재생 또는 곡변경’ 등을 재차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들이 제로 베이스에서 명령을 받아들이고, 실행도 단발에 그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 부사장은 “빅스비는 지원 앱 사용 도중 언제든 불러올 수 있고, 현재 작업을 이어받아 실행할 수 있다”며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의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스마트폰에 진정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터치 인터페이스에 익숙해져 있다. 특히 스마트폰은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집안이 아닌 공공장소에서도 음성인식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선 그만큼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인공지능을 탑재한다지만, 사람이 직접 작동하는 게 더 편할 수 있다”며 “향후 고도화 과정에서 넘어야 할 과제들도 많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부사장도 “인간과 기기 간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바꾸겠다는 목표를 실현하려면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라며 “빅스비를 진화의 중심에 두고 모든 삼성 제품들과 연동해 생태계를 확장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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