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은진 기자] ‘제3지대론’의 핵심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23일 조찬회동을 했다.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은 대선후보 등록일인 내달 15일 이전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비문(비문재인)계’ 연대에도 다시 탄력이 붙고 있다.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만나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과 김 전 대표의 측근인 최명길 민주당 의원도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라는 분들이 막연하게 후보만 되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느냐”면서 “정치 오래 하신 분들인데 합리적인 사고를 할 것 같으면 단일화도 이뤄질 수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노력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회동 직전 기자들과 만나 “대선이 길게 남지 않았으니까 한 4월 15일 이전에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니까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다”면서 “일단은 경선이 끝나고 후보가 누가 돼야 하느냐 하는 걸 협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4월 중순경 각 정당의 대선후보 선출이 끝나고 나면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정 이사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새로이 펼쳐질 정치에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제3지대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새로운 정치를 얘기했다”고 말했다. 비문 진영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4월15일 이전에는 물론 방향이 결정돼야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그 전에 여러 번 모임을 해야 하지지 않겠느냐”며 “그 이전에라도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비문) 단일후보에 대해 깊은 얘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항상 제가 말씀드리듯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은 비문계 인사들과의 구체적인 회동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단 김 전 대표와 정 이사장 간 연대 논의에 진전이 있은 후 연대 범위를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아직 연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비문 연대’ 복안은 사실상 범보수 진영 간의 연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정 이사장과 둘이 만나 뭔 대연합을 하겠느냐’고 하더라. 김 전 대표와는 어제도 통화했다. 조만간 만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이 연대에 동참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당은 명분과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연대 동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와는 경선 끝나기 전에 우선 3자(한국당·바른정당·김종인) 간 후보연대 단일화 추진에 대한 입장 조율을 해놓으시고, 시기와 방법 연대시 통합 방안 등에 대해서도 사전 강구와 교감을 해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적힌 문자를 받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