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와 안희정 예비후보 진영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민주당 경선 경쟁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전두환 표창장’ 논란으로 시작된 양 진영의 앙금은 ‘현장투표 결과유출’에서 다시 폭발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이번 유출사건을 ‘불가피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각 후보 진영 마다 참관인들이 있어 개표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 23일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 나선 문재인 후보는 “개표가 되면 참관인들이 있어 결과가 조금씩 유출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는 “200만이 넘는 국민 선거인단이 참여해 민주당 경선이 축제의 장으로 됐는데, 축제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선을 국민이 더 많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문 후보의 이 같은 태도에 안희정 후보 측은 더 크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한 경선관리라는 정당한 요구를 마치 ‘축제를 해치는 행동’이라고 폄하했다는 점에서다.

24일 YTN라디오에 출연한 박영선 의원은 “불가피한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예방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굉장히 여러 가지로 참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영선 의원은 “선거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법이 어겨졌다. 공개하지 말아야 할 것이 공개가 됐으니 불법”이라며 “이것을 축제에 비유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한 비유다. 사안에 대한 분별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벌어진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장’ 논란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네거티브 하지 말라”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고 말했다. 원론적으로 옳은 말이나, 이는 동시에 상대방의 문제제기를 네거티브와 아름다운 경선을 망치고 있는 행위라고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안 후보는 “질리게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성공해왔다”며 크게 분노하기도 했다.

또한 문 후보 지지자들의 문자폭탄 및 18원 후원금도 감정을 상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가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것을 두고, 즐기는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문 후보에 대해 티끌만큼이라도 비판하게 되면 적이 된다. 모두 입에 재갈을 물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라며 “지도자는 이런 것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겉으로는 하지 마라 이야기를 한번 씩 던지면서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신문 칼럼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거기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측 제윤경 의원도 “조금만 (문 후보에) 반대의견을 제시해도 리스트에 오르고 수백수천통의 문자와 입에 담기 어려운 후원금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며 “너무 많은 분들이 상처를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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