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협은행장 인선을 위한 재공모가 실시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일 'Sh수협은행 출범식'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인사 태풍’이 몰아쳤던 금융권이 분주하다. 경영진 인선 작업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전략 짜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곳도 있다. 지난해 12월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수협은행은 행장 인선 작업이 난항을 빚으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차례 행장 후보 선출이 무산된 뒤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 행장 재공모 마감 …낙하산 우려설로 '뒤숭숭'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오늘(24일)까지 차기 은행장 후보 재공모를 진행한다. 수협은행장 인선은 한 차례 파행 후 원점으로 돌아갔다. 수협은행은 15일부터 24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고 인사 검증을 거쳐 29일 면접 대상자를 통보할 예정이다. 이후 31일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통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선 절차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인선 과정에서 행장추천위원회 위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려 파행을 빚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행추위가 재공모를 결정한 뒤 낙하산 인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1차 공모에는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 등 내부출신 1명과 민간은행 출신 2명, 비금융권 인사 1명 등 총 4명의 후보자가 면접을 치렀다. 외부 지원자의 중량감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강 감사가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정부 측 행추위 위원이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행추위는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위원 2인과 정부(기획재정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 각 1명씩) 추천한 3인, 총 5인으로 꾸려진다. 행장 임명을 위해선 4명 이상이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재공모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가 이전처럼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부터, 이원태 행장의 연임 도전설까지 갖가지 뒷말이 돌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취임한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임기가 내달 12일 만료된다. 1차 공모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재공모가 결정된 후 연임 도전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또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곱지 않는 시선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수협중앙회 노조는 ‘관피아 인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2001년 공적자금을 받으면서 독립사업부제가 실시된 이후 수협은행장은 관료 출신 등 외부 인사들의 차지였다.

◇ 독립법인 1기 행장… 노조 "낙하산 인사 선임 시 투쟁"

지난해 12월 수협중앙회 내부 신용사업부문(은행부문)에서 자회사로 독립한 후에도 정부의 외압설이 이어지자 노조는 “낙하산 적폐를 답습하면 안 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에도 “낙하산 위한 재공모라면 끝까지 저지 투쟁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노조 수협중앙회 지부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물론 무조건 내부 인사를 원한다는 것도 아니다. 은행업에 대한 풍부한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인사가 선임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관료 출신 행장에 대해선 “예산 절감을 통한 관리형 경영에만 주력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며 경영능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인선은 독립 법인이 출범한 이래 첫 번째 수협은행장을 선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노조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전문성과 능력이 우선된 인사가 선임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연 두 번째 공모가 잡음없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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