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범보수진영이 후보 단일화에는 공감하지만, 후보간 갈등의 불씨로 실제 통합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사진 위 왼쪽부터 이인제・김관용・김진태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 사진 아래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 남경필・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범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둘러싸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진보진영 대선 주자에 맞설 범보수 후보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통합후보 선출을 놓고 의견이 상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28일, 자유한국당은 오는 31일 각각 대선후보가 결정된다. 보수 통합후보는 대선후보 등록 기간인 내달 15~16일 이전까지 이뤄져야 한다.

자유한국당 대통령선거 홍준표 예비후보는 당 경선 TV토론회에서 연일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26일 홍준표 예비후보는 TV토론회에서 "좌파의 전유물이었던 선거 연대를 우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파・중도 후보 단일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27일 열린 TV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들도 후보가 되면 (후보단일화를)해야될 거 아니냐. 그분들도 후보가 되면 그리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태 예비후보는 “지난해 탄핵사태를 초래한 바른정당 사람들과 상황변화 없이 손을 잡는 것은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후보단일화에 반대했다. 이인제 예비후보 역시 지난 24일 TV토론회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바른정당과) 합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수후보 단일화 불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 후보간 앙금도 있어 가능성 희박

바른정당 역시 보수후보 단일화를 두고 당 대선 예비후보인 남경필・유승민 후보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또 최근 김무성 고문이 홍 후보 측과 접촉해 범보수연대를 시도한 것에 대해 당 내분이 일어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지 미지수다.

특히 남경필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규정하고 있어 오는 28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누가 선출 되더라도 단일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승민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원칙과 명분이 있는 단일화여야 국민의 동의를 구할 수 있다”고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후보는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제14대 종정 진제스님의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이 내일 끝나면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원점에서 생각해보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나 후보 단일화에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유 후보가 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인물과 화학적 결합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홍준표 후보와는 지난 2011년 12월 당 쇄신안을 두고 남경필・유승민・원희룡 당시 최고위원간 갈등이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홍 후보가 밝힌 당 쇄신안에 반발해 남・유・원이 집단 사퇴해 지도부 붕괴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홍 후보도 4개월만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했었다.

이 같은 갈등의 불씨는 최근 바른정당 경선 토론에서도 엿보였다.

25일 수도권 권역별 토론회에서 남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 주장으로 바른정당 정체성이 애매해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지적하자 유 후보는 “오히려 김무성 고문이 홍 후보를 만나며 보수연대를 시도하는 것을 비판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남 후보는 “김 고문에게 (홍 후보를) 그만 만나길 촉구한다”며 김무성 고문의 후보단일화 시도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범진보진영 후보와 맞설 '반문진영 후보단일화'를 위해 한국당・바른정당 내부가 아닌 외부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를 진두지휘할 인물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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