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가 많았던 호남경선에서 두 후보가 완승을 거둔 만큼, 남은 경선에서도 독주가 예상된다. 이날 현장투표를 마친 한 민주당 대의원은 “문재인이 얼마나 많은 득표로 당선될지가 관심사”라고 주위 여론을 전했다.
주목되는 것은 두 후보가 호남지역에서 나란히 압도적 지지를 얻은 이유다. 안철수 후보는 이른바 ‘친노 패권주의’에 반발해 탈당했던 대표적인 ‘반문재인’ 인사로 통한다. 비록 서로 다른 정당의 경선이었지만, 같은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적대관계인 두 후보가 나란히 완승을 거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작지 않다.
◇ 호남민심의 명령은 ‘선명한 정권교체’
정치권에서는 ‘진보진영으로의 정권교체’를 명령한 것으로 호남민심을 해석했다. ‘적폐세력’인 구여권과 어떤 식으로의 연대도 안 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공통적으로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바른정당과도 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마찬가지로 “박근혜 추종세력 및 실패한 세력들과 현재 합종연횡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떠나는 것이어서 분명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위 결과에서도 이 같은 호남민심이 확인됐다. ‘진짜교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선명성을 내세웠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이 대표적인 방증이다. 이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19.4%로 ‘대연정’을 말했던 안희정 후보(20%)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여론조사상에서는 안 후보와 격차가 있었으나, 호남경선에서 만큼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제3지대 후보단일화’를 외쳤던 손학규 후보가 국민의당 호남경선에서 참패를 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선 이후에는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양당 안팎의 공통적인 관측이다.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여소야대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문 후보는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해법으로 내놨다. 안 후보 역시 “대선이 끝나면 어떤 식으로든 연대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만약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연정을 하게 된다면 지역적 기반을 공유하는 두 세력이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경선에 참석한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문 후보도 말했던 것처럼 같은 물을 먹는 국민의당과는 결국 연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대선 본선에 가면 적폐청산과 함께 여소야대 해법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