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홍준표 예비후보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가 지옥과 천당을 오고갔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정치인으로서 나락에 떨어졌던 홍준표 후보는, 최근 2심 무죄판결과 함께 자유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홍준표 후보의 부상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작동했다. ▲보수가 좋아하는 ‘아젠다’ 선점 ▲여론의 관심을 끄는 능력 ▲시류가 만들어준 운 등이다.

홍 후보의 경남도정에서 가장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일은 진주의료원 폐쇄와 무상급식 중단이다. 이를 통해 홍 지사는 ‘귀족노조’와 싸우며,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보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쌓았다. 야권의 반대에도 본인의 뜻대로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강력한 리더십’의 이미지도 아울러 얻었다.

당연히 홍 후보에게는 ‘불통’과 ‘독선’이라는 비판도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그러나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가를 발전시켰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향수를 갖고 있는 보수층 일각에서는 오히려 환영할만한 내용이다. 이를 감안한 듯 홍 후보는 아예 “스트롱맨”이라는 단어를 사용, “강력한 추진력으로 대한민국을 안정시키겠다”며 더욱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여론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도 홍 후보의 부상에 한 몫 했다. 강용석 전 의원은 홍 후보에 대해 “전략적으로 이슈를 만들고, 언론을 통해 부각시키는 데 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심지어 반대 세력이나 비판적인 언론을 이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젊은 층과 야권지지층 다수가 청취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수수설을 주장했다. 당연히 게시판 등에서는 홍 후보에 대한 ‘욕설’이 난무했다. 이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홍 후보의 전략이라는 게 다수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진행자인 김어준은 “홍 후보가 욕을 먹을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부작용도 있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후보는 비호감이 81%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대선주자로 꼽혔다. 반면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2%로 가장 적었다. 하지만 홍 후보는 “트럼프도 비호감이 높았다” “어차피 나 안 찍을 사람들”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시류에 따른 운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직전에 성완종 리스트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던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홍 후보의 부상시기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층이 이동하는 효과를 본 것도 사실이다.

기사에 인용된 갤럽의 여론조사는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무선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해 1004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2%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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