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이회창 전 총재를 예방한 자리에서 함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후보의 첫 과제는 TK지역에서의 지지율 회복이 될 전망이다. 지지기반이 확실해야 대선본선에서 유리한 싸움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9일 발표된 에스티아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은 8.4%에 불과했다. 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17.3%), 문재인 민주당 예비후보(16.2%),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13.4%) 등 경쟁자들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특히 대구가 유승민 후보의 지역적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뼈아프다. 다만 무응답이 20%가 넘는 것으로 미루어, 역전의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바른정당 안팎의 분석이다. 이를 두고 유 후보 측에서는 이른바 대구지역에 ‘샤이 유승민’이 숨어 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친박들이 씌운 ‘배신자 프레임’ 때문에 대구지역 내 지지층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유 후보는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유승민이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씀하신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소위 진박들이 씌워놓은 올가미가 너무 질겨서 그동안 고전을 많이 했다. 이제 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국민들이 면면을 뜯어보고 평가해주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29일 이회창 전 총재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유 후보는 “원칙이나 명분이 중요하지 계산하는 것은 맞지 않다.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으로 믿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회창 전 총재는 “현재는 현재의 상황이지 앞으로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니, 일희일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 하라). 기대하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유 후보에 대해 ‘배신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선 본선에서 유 후보와 영남표심을 놓고 경쟁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이날 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준표 후보는 “TK지역은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승민이 안 되는 것”이라며 “(유승민 후보는) 앞으로도 뜨기 어렵다. 서문시장을 가보니 상인마다 그런 소리를 한다. 나한테 시비 걸지 말고 자기 지역가서 신뢰회복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된 에스티아이의 여론조사는 <미디어오늘>의 의뢰로 지난 28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한 휴대전화 ARS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응답률은 7.9%(12,702명 연결 중 1000명 응답)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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