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티게임즈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4번째 연기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파티게임즈의 잦은 유상증자 변경이 주식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작년 12월 공시한 ‘제3제 배정 유상증자’ 대금납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호재성 공시를 믿고 투자를 결정한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차츰 불안감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 “연기 또 연기”… 실탄 마련 ‘고전’

파티게임즈가 유상증자 납입을 또 연기했다. 전자공시를 통해 9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내달 14일로 미룬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유상증자 관련 납입일 정정공시만 이번이 네 번째다.

파티게임즈는 지난해 12월7일 모다정보통신을 대상으로 각각 162억원, 737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신기술의 도입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공급은 파티게임즈에겐 시급한 현안이다. 이 회사는 작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28.3%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 매출을 올려주는 주력게임은 사실상 ‘아이러브니키’ 하나뿐이다. 현금여력을 넉넉히 확보해 차기 흥행작 발굴에 매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첫 공시 후 약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자자금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 첫 납입일로 밝혔던 올해 1월18일에서 2월15일, 3월9일, 3월29일 등으로 대급 납입이 벌써 네 번째 미뤄진 셈이다.

이는 돈을 납부하기로 한 모다정보통신 측이 대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모다정보통신은 작년 12월 파티게임즈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고 실질적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파티게임즈는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납입능력이 충분한 모다정보통신을 유증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기대는 번번이 무산되고 있다.

파티게임즈 관계자는 “우리가 돈을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모다정보통신 측에서 사유를 알려주지 않는 이상 알 수 있는 범위엔 한계가 있다”며 “계속해서 납입 기일을 미루는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 당일 오후 정정공시… 피해는 개인 투자자 몫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업이 실적악화로 정상적 자본 조달이 어려운 경우 흔히 쓰인다.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실탄’을 확보할 수 있어, 주식시장에선 ‘호재’로 여겨진다. 963억원 규모의 운영자금 조달 소식이 알려진 작년 12월7일 파티게임즈 주가는 전날보다 17.34% 상승한 9,540원에 거래됐다.

업계서는 유상증자로 유동성 확보에 ‘파란불’이 켜진 것처럼 알려 기대감을 키운 다음, 납입일이 되면 재연장을 하는 행태가 투자자들에 실망감으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납입일에 맞춰 상승하던 파티게임즈 주가는 연기 소식에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납입일 변경 공시를 납입일 당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내보낸 점이 공분을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티게임즈는 앞선 정정공시 모두 납입일 당일에서야 게재했다. 29일 공시는 코스닥 시장 마감시간인 오후 6시를 불과 4분 남겨두고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게임즈 관계자는 “납입결정은 그날 당일에서야 알 수 있다”며 “결국 공시도 어쩔 수 없이 당일에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해는 상대적으로 정보력에 뒤진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악용하는 일부 기업에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부터 납입기일이 최초 기일로부터 6개월 이상 지연될 경우 공시변경으로 불성실공시 제재를 가한다”며 “장기간에 걸쳐 납입을 미루는 것은 공시의 신뢰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기에 이를 방지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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