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대구경북 지역 경선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각 정당의 경선이 끝나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 사이에 치열한 구도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특히 2위권인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의 전쟁이 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후보의 구상은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대결이다. 중도와 보수, 진보진영 일부의 표를 흡수한다면, 문재인 후보와 1대 1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 안철수의 야심 ‘중도·중도보수 흡수하면 문재인에 승리’

양자대결의 선결과제는 ‘연대’다. 그간 자강론을 펼쳐왔던 안 후보는 후보단일화는 물론이고 연대 역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취재진과 만난 안 후보는 “국민들께서 투표로 선택해주실 거다. 국민에 의한 연대는 그런 뜻”이라며 대선 전 연대는 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연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연대의 구체적인 로드맵은 안 후보가 아닌 박지원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 박지원 대표는 최근 ‘3단계 연정론’을 제시 ‘대선 중 연대, 대선 후 연정’이라는 단계적 방안을 내놨다. 정책적으로 색이 비슷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연대를 이루고, 제3지대의 김종인 전 대표나 정운찬 총리까지 모이는 그림이 그 시나리오다.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포함해 3지대 인물들의 잦은 회동에는 이 같은 밑그림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까지 포함되는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안 후보나 박 대표 모두 “박근혜 잔당과는 힘을 합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어 연대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 홍준표의 계산 ‘4자구도로 야권표 분산 시 당선가능’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가 당사 공약발표 자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뉴시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예비후보는 4자대결론을 말한다. “좌파후보 2명, 중도후보 1명, 우파후보 1명이 대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게 홍준표 후보의 생각이다. 여기서 좌파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고, 중도는 안 후보, 우파는 홍 후보를 말한다. 야권이 다수후보의 난립으로 표가 분산되는 동안, 자신은 30%에 달하는 보수층을 결집해 승리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양자대결론과 홍 후보의 4자대결론이 격돌하는 지점은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다. 홍 후보 입장에서 보수층을 아우르는 상징성을 갖기 위해서는 유승민 후보와의 연대가 필요하다. 실제 홍 후보가 말한 우파후보 1명은 보수단일화를 전제로 깔고 있다. 중도와 중도보수 연합을 노리는 입장에서도 유 후보는 반드시 끌어들여야할 위치에 있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의 후보가 확정 되는대로 유 후보를 놓고 줄다리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은 이른바 ‘반문연대’를 포함한 당 밖의 움직임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가진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홍석현 전 회장의 물밑 만남에 주목들 하고 계신데 이 세 분은 정당에 기초하지 않은 자연인들의 만남”이라며 “바람직하지도 않고 유의미한 움직임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3지대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오지만, 현실가능성이 없다. 게다가 연대 이야기가 나올수록 안철수 후보만 손해”라고 했다. 이어 “과거 3당 야합과 같은 일이 반복되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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