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어느날’이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의 이색 케미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시키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영화 ‘어느날’이 배우 김남길과 천우희의 이색 케미로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극시키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어느날’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김남길, 천우희와 이윤기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는 ‘강수’(김남길 분)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시각장애인 여자 ‘미소’(천우희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동안 이윤기 감독은 ‘멜로’ 장르를 통해 남자와 여자의 복잡한 감정을 담은 작품을 주로 다뤘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이윤기 감독은 ‘멜로’가 아닌 ‘판타지 감성 드라마’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어느날’은 전반적으로 고요하고 잔잔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감정의 깊이를 한 층씩 쌓아나간다. 이와 함께 작품은 삶과 죽음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마음 속 큰 울림을 선사한다.

▲ 영화 '어느날' 포스터.<인벤트스톤 제공>
특히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과 천우희의 케미는 애절함을 극대화시킴에 있어 예상치 못한 감독의 한 수다. 

영화 ‘곡성’ ‘해어화’ ‘뷰티 인사이드’ ‘한공주’ 등 매 작품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천우희는 이번 작품에서 ‘미소’ 역으로 분해, 시각장애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이목을 사로잡는다. 특히 극 중 천우희는 불의의 사고로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과 영혼으로 변해 밖을 돌아다니는 ‘1인2역’ 캐릭터로 색다른 면모를 뽐낸다.

지난해 12월 영화 ‘판도라’를 통해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배우 김남길은 다시금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스크린을 찾아온다. 이번 작품에서 김남길은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보험회사 과장 ‘강수’ 역할로 변신한다. 절제된 감정 연기와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날 김남길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자신이 없어서 고사했다”며 “‘어느날’은 어른 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판타지적인 장치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막막함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작품이 주는 느낌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봤을 때 그 전에 보이지 않던 감정이 눈에 띄었다”며 “사람이 처한 상황, 심리 상태에 따라 영화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러한 느낌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천우희의 모습이다.<뉴시스>
천우희는 이번 작품에서 시각 장애인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시각장애인 사실만으로도 조심스러웠다. 연기를 도와주셨던 선생님이 있었다”며 “하나하나 코치를 해주시는 게 아닌 그 분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어느날’을 촬영하면서 개인적으로 ‘얼마나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는 사람인가’를 깨달았다”고 솔직한 답변을 털어놨다.

또한 천우희는 ‘전작에 비해서는 밝은 캐릭터이지만 결국 또 다시 관객들을 울리는 연기에 도전한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도 사실 아주 아픔이 없는, 순수하고 밝음만 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다”라며 “어딘가 내면의 갈등이나 복잡 미묘한 미션이 주어지는 것 같다. 이번에도 내면의 아픔이 깔려있는 역할이었다. 왜일까요?”라고 의문형으로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사실 저는 지치거나 어렵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저를 보고 안타까워하는 것들이 약간 걱정은 된다”며 “전작들에 대해 혹여나 이질감이나 거부감이 들면 안된다. 멜로나 코미디 연기를 하고 싶지만 지금 당장 한다면 보시는 분들이 거부감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도전하고 싶지만 때를 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어느날’은 오는 4월 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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