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에서 열린 '국제북극포럼'(IAF)에 참석한 모습. < AP/뉴시스>
[시사위크=정상윤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폴리티코 유럽’ ‘타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에서 열린 ‘국제북극포럼(IAF)’에서 미국 정부가 주장하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설에 대해 “내 말 똑똑히 들으라.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푸틴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주장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을 받은 뒤 “모든 내용은 허구다. 실체가 없는 도발이며 거짓말”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부정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앞서 미국 국가정보당국(DNI)은 작년 11월 대선에서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해킹, 선거캠프 관계자 접촉 등을 통해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다. 특히 미 국가정보당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였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에 AP통신은 푸틴이 개인적이며 정치적인 이유로 미국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극구 부인해왔다.

푸틴은 이 같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설’을 ‘근거없는 미국 내부 정치용 카드’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이 모든 것은 미국 내부 정치에 이용되고 있다”며 “미국의 서로 다른 정치 세력들이 반(反) 러시아 카드를 활용해 유럽연합(EU) 내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키슬야크 주미 러시아 대사가 트럼프의 측근들과 접촉한 일에 대해서도 “외교의 당연한 관행”이라고 일축했다. 푸틴은 “대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라며 “정치 엘리트, 국회의원들, 정부 관료, 기업인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만나는 것은 외교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미국과의 관계를 ‘파트너’로 규정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미국 간 유착의혹은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러시아는 미국을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닌 파트너 관계를 맺고 싶은 강대국으로 간주한다. 양국이 북극,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문제에서 대화를 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30일(현지시각) CNN은 2명의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협상 불가’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이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러시아와의 화해를 일시적으로나마 포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현재 미국 상원과 하원이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미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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