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라의 후폭풍이 대학 체육계 전반에 거세게 불고 있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최순실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된 뒤 구속됐고, 최고 재벌기업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감옥신세를 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로 쓴, 상상을 초월하는 대 사건이었다.

하지만 거센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온 국민이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 김연아에게까지 엉뚱한 불똥이 튀고 있다.

◇ 정유라처럼 혜택 받은 체육특기생 ‘수두룩’

최순실이란 인물이 세상에 알려진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딸 정유라였다. 이화여자 대학교가 정유라에게 수상한 혜택을 줬고, 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대와 정유라를 둘러싼 의혹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입학부터 학점까지, 비정상과 비상식으로 가득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정서상,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정유라는 이대에서 쫓겨났다. 고등학교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로 비정상적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졸업이 취소됐다. ‘이대생’이었던 정유라는 이제 ‘중졸’이다.

그런데 최근 대학 체육계에서는 거센 ‘정유라 후폭풍’을 맞고 있다. 그동안 이어져왔던 체육특기생을 둘러싼 여러 관행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국내 체육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가장 큰 것이 체육과 학업의 병행이다.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 입시를 둘러싼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체육특기생 특성상 객관적인 평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 가서도 체육과 학업의 병행은 풀리지 않는 숙제다.

실제로 최근 교육부의 조사결과 학칙을 어긴 대학 체육특기생이 800명이나 적발됐다. 대리 시험이나 대리 과제로 학점을 취득했고,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출석이 인정된 경우다. 정유라에게 주어진 혜택과 같다.

이에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원칙’대로 정밀한 잣대를 들이댈 경우, 김연아에게서도 불법 정황이 드러날 것이란 주장까지 나왔다. 그만큼 대학 체육계 전반의 실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우리에게 던진 숙제는 적폐 청산이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정치권과 재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 체육계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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