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끔찍하게 살해한 10대 소녀가 ‘조현병’으로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 SBS 방송화면>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끔찍하게 살해한 10대 소녀가 ‘조현병’으로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남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남성 역시 조현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잇단 ‘조현병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세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A양(17)으로, A양은 우울증을 오래 앓아왔으며 질환이 악화돼 ‘조현병’ 판정을 받고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부적응으로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병’은 정신질환 중 하나로, 2011년에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바뀐 것이다.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 ‘조현병’으로 개명됐다.

조현병의 명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각, 환청 등이다. 의학계에선 조현병 환자들의 경우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치료하지 않은 환자는 흔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자살 시도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약물치료와 정신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들어 조현병으로 인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 지난해 5월 발생한 '강남역 노래방화장실 살인사건'(피의자 좌측)과 '수락산 살인사건' 피의자 역시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조현병 관련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 역시 조현병을 앓은 이력이 확인됐고, 같은 해 수락산 등산로에서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남성 역시 조현병 증상이 발견됐다.

다만 일부 범죄심리학자들은 정신분열에 의한 범죄를 모두 ‘조현병에 의한 범죄’로 단정 짓기는 위험하다는 소견도 보이고 있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교수는 지난 3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8세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경우 ‘기억이 안난다’던 A양의 진술을 주목해야 한다”며 “A양은 자기가 죽인 것 같은데 어떻게 죽였는지 시신을 어떻게 운반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A양에게) 기억이 안나는 증세가 있는 정신질환이 있을 수 있다. ‘다중인격’으로 불리는 ‘해리성 장애’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교수는 이어 “조현병 환자들은 시신을 이렇게 치밀하게 은폐하지 않는다”며 “단순히 정신분열로 판단하고 강제입원 시키려고 하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2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8세 초등생 유괴살인사건’의 피의자인 A양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번주께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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