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엔지니어링에 첫 노조가 설립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에 사상 첫 노조가 설립됐다. 창립 47년 만의 일이다.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무노조’를 고집해온 삼성이 그룹해체를 선언한 이후 삼성 계열사에서 설립된 첫 노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3일 업계 및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에 민주노총 산하 노조 지부가 설립됐다. 건설산업연맹 건설기업노조 소속이다.

이들은 2013년 도입된 누적연봉제에 대한 불만으로 노조를 설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누적연봉제가 사실상 정리해고를 위한 ‘성과퇴출제’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삼성엔지니어링 역사상 최초로 설립된 노조다. 그동안은 사우협의회가 참여하는 노사협의회가 정기적으로 열렸었다. 하지만 법적 권한의 한계를 지닌 탓에 직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노조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

창립 이후 첫 노조라는 점 외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사태를 맞은 삼성이 ‘그룹 해체’를 선언한 가운데 설립된 노조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지켜왔다. 그룹 차원의 노조 대응 문건까지 공개된 바 있는 삼성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이러한 방침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그룹까지 해체되면서 향후 삼성 내 노조 설립 및 활동은 한결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노조 설립은 이런 측면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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