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민주당 소속 이언주 의원이 오는 6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앞서 손학규계 이찬열 의원, 김종인 전 대표, 최명길 의원에 이어 조기대선 정국에서 네 번째 탈당이다. 경선을 끝내고 ‘대세론’을 굳혀가려는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 입장에서는 다소 김이 빠지게 됐다.

이언주 의원이 탈당 후 국민의당에 입당할 것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또 다른 관심의 배경이 됐다. 이 의원은 김종인 전 대표 측 인사라는 점에서 당 관계자들은 “조금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의원은 김종인 전 대표나 최명길 의원과 물밑 접촉이 더 잦았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안철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보고 움직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안철수 후보는 보수층 지지를 일부 흡수하며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른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제3지대 연대를 위해 김 전 대표와 안 후보 사이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앙금 남은 비문진영, 문재인 측은 탕평인사로 달래기

주목되는 것은 비문진영의 추가탈당 여부다. 경선과정에서 쌓인 앙금이 적지 않아 비문진영 의원들의 추가탈당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의원의 탈당은 연쇄탈당의 신호탄이라는 얘기다. 대상자로는 이종걸·박영선 의원 등 비문과 진영·최운열 의원 등 김종인계 인사들이 주로 언급된다. 실제 안희정 캠프에 몸담았던 박영선 의원은 문 후보의 ‘양념발언’에 격노한 반응을 보였고, 박용진 의원 역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민주당과 문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원심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문재인 후보 측은 새로 구성될 대선캠프 인선에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 측 인사를 다수 포함시켜 탕평인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발표된 공보단 인사에서 안희정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강훈식 의원과 박수현 전 의원이 대변인으로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게 대표적이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재명 캠프 측 인사도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탈당설과 관련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언주 의원이야 탈당할 것이란 얘기가 이미 많이 돌아서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희정 캠프에 참여했던 한 핵심인사는 “(다른 후보를 찾아서 도와주기에는)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느냐”고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이날 김종인 전 대표의 대선출마선언에 참석한 민주당 최운열 의원도 “탈당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탈당설을 일축했다.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억울한 컷오프에도 저는 당을 지켰다. 공천 떨어진 사람이 공천 받은 사람들 지원유세하고 다녔다”며 “정당은 이익에 따라 옮기는 철새도래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언주 의원 등을 향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의 속셈을 국민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