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커졌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 지급여력비율 최저 수준 하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DB생명의 작년 말 RBC비율은 125.7%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78.5%) 같은 기간보다 52.8%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또 전년 9월말(183.3%) 보다는 57.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현행 보험업법은 RBC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토록 하고 있으나 생보사들은 통상 20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의 평균 RBC비율은 297.1%을 기록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하지만 KDB생명의 RBC 비율은 업계 평균은커녕 금융당국의 권고치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다가 다시 업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KDB생명은 RBC 비율 증대를 위해 자본확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있어 마음은 더욱 바쁘다. 2021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부채평가 기준은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이를 대비해 ‘자본 쌓기’ 작업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 자본확충에 비상… 재매각 추진 '안갯속' 

KDB생명의 경우 아직까지 구체적인 진척이 이뤄진 것이 없어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우선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유상증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산업은행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협의가 원활히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몰린 대우조선 지원 이슈 등으로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KDB생명이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아야 자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셈법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2010년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6,500억원에 인수했으며 이후 3,000억원을 유상증자했다. 투입 자금만 9,000억원이 넘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까지 세 차례나 KDB생명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매매가격을 놓고 인수 참여자와 인식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추가 증자를 단행하면 희망 매각가는 더 높아진다. 

이외에 KDB생명은 후순위채 발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은 지난해 말 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세웠다가 60억 원만 발행한 바 있다. 이에 추가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 중이나 아직까지 구체화된 계획은 없는 실정이다.

건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향후 매각 추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연 건전성 악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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